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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분당 소형 오피스텔 임대료 상승곡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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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 공급 과잉 문제가 다소 해소되면서 오피스텔 임대료가 오르고 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중앙포토]

서울.분당 신도시 등지의 소형 오피스텔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공급 과잉 후폭풍에 뚝 떨어졌던 서울 강남 테헤란로와 광화문, 분당 신도시 일대 오피스텔 임대료가 올 들어 회복세다. 공실률(빈방 비율)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서울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이주 수요 영향에다 경기 불황으로 비용을 아끼려는 자영업자들이 소형 오피스텔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 등 일부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엔 오피스텔 세를 구하려는 대기자까지 있을 정도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 플러스 18평형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5만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보증금은 변동 없이 월세가 10만원(15%) 정도 올랐다. 삼성동 선릉에클라트, 두산위브 센티움 등의 오피스텔 10평형대 임대료도 올 들어 10% 정도 올랐다. LBA 테헤란로공인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았던 사람들이 입주를 전후해 매물을 쏟아내면서 임대료가 급락했지만 올해는 딴판"이라고 말했다.

테헤란로 주변의 역삼.삼성.대치동 일대 올 오피스텔 입주량은 2711실로 지난해의 28%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역삼동 D공인 김모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잠실.반포 저밀도지구의 이주로 이들 아파트에 살던 독신이나 신혼 부부들이 소형 오피스텔로 옮기면서 매물 적체 현상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영향으로 테헤란로 일대 신축 오피스텔의 공실률은 1~5%로 지난해 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종로구 내수동 광화문시대 20평형(복층) 임대료는 지난해 말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에 그쳤으나 지금은 보증금 변동 없이 월세가 75만원으로 올랐다. 공실률도 떨어져 인근 용비어천가의 경우 올 1월 입주 기간 내 공실률이 60%에 달했지만 지금은 10% 안팎 수준이다. 쌍용부동산 이민제 사장은 "소형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의 70~80%가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이다. 경기 침체로 임대 비용을 줄이려는 '경비 절약형'자영업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K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소형 오피스텔에 전세 매물이 있었지만 지금은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분당 신도시 일대 사정도 마찬가지다. 정자동 동양파라곤 15평형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5만원선으로 6개월 새 임대료가 5만원 정도 올랐다. 테크노공인 컨설팅 박윤재 사장은 "신도시 내 다가구주택 거주자들이 소형 오피스텔을 많이 찾고 있지만 새 오피스텔이 귀하다 보니 기존 오피스텔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자역 부동산 오석근 사장은 "월세 대기자가 중개업소별로 1~3명은 된다"고 전했다.

이곳 오피스텔엔 웃돈도 제법 붙었다. 정자동 두산위브 파빌리온 22평형은 분양가에 700만원, 동양파라곤 21평형은 2000만원가량을 얹어줘야 살 수 있다. 이곳의 한 중개업자는 "11월 일괄분양하는 판교 신도시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소규모 오피스텔도 덩달아 강세"라고 전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임대료가 오르면서 오피스텔 투자 여건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오피스텔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시세차익을 거두기가 어렵고 주택과는 달리 임대사업자의 세제혜택도 없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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