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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문 여는 '서울숲' 가 보니] 꽃사슴·고라니 뛰노는 뚝섬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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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 서울숲 문화예술공원 안 숲 속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나무로 된 아치형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2급수의 맑은 한강물이 흐르는 여울목에 이색적인 놀이기구가 다양하다. 김성룡 기자

18일이면 서울 성동구 뚝섬 35만 평의 '서울숲'이 시민에게 활짝 열린다. 서북권의 월드컵공원(100만 평), 동남권의 올림픽공원(50만 평), 서남권의 보라매공원(15만 평)에 이어 동북권에도 커다란 '도심의 허파'가 마련된 셈이다. 개장을 앞둔 12일 서울숲을 미리 둘러봤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8번 출구로 나와 10여 분 정도 걸으니 서울숲 입구다. 양 옆으로 꽃나무.과일 나무가 심어진 장식화단을 지나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다. '서울숲 광장'이다.

2000평 넓이의 바닥분수가 초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제격이다. 응봉산 꼭대기 정자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궁전 앞마당 같다. 광장 정문을 지나면 초록 양탄자 같은 8000평의 잔디광장이 펼쳐진다. 뚝섬가족마당이다. 이어지는 X-게임장, 숲속 물놀이터, 수변 레스토랑 등은 시민을 맞을 채비로 한창이다.

서울숲의 하이라이트는 4만5000평의 생태 숲이다. 이곳에서는 숲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한강까지 길게 뻗은 보행전망교(길이 560m.너비 3m)만이 사람을 위한 시설이다. 나머지는 모두 동물과 수풀 차지다. 육교를 따라가다 보면 밑으로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다. 서울대공원에서 이사 온 고라니.꽃사슴.다마사슴 등 8종 92마리의 동물이다. 숲을 둘러싼 높이 2.5m의 탄력형 안전망 안에서 자라는 이들은 벌써 서울대공원에서와는 눈빛부터 다르다.

"4월 말께 8자형 연못에 물을 채웠더니 왜가리.물총새들이 먼저 알고 몰려와 자리를 차지하더라고요."

지난 6일 이곳에 원앙.흰빰검둥오리 등을 방사한 배호영 서울숲 추진반장의 귀띔이다.

서울숲의 가장 큰 특징은 올록볼록한 자연형 구릉에, 흔히 볼 수 있는 경관목이 아닌 혼합수종을 심어 한국 산의 소박한 맛을 살렸다는 데 있다. 참나무.소나무.메타세쿼이아 등 교목과 철쭉 같은 관목 등 4만8000그루가 뿌리를 내렸다. 길바닥은 물이 잘 스며드는 '마사토'로 처리했고 강변북로의 소음을 막기 위해 생태방음벽도 설치했다.

뚝섬정수장을 일부 개방해 만든 자연체험학습원에서는 '곤충식물원'이 볼 만하다. 화려한 열대식물과 박제곤충이 눈을 즐겁게 한다.

그 자체가 거대한 연못인 습지 생태원은 매년 8000마리의 철새가 날아드는 새들의 낙원이 될 전망이다. 그래서 망원경을 이용해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관찰대도 마련됐다.

4곳의 대형 연못과 구불구불 흐르는 계곡물을 위해 인근 뚝도정수장에서 하루 4만5000t의 정수된 한강물이 공급된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구아미 자연자원팀장은 "연못 주위에는 칡넝쿨.화살나무를, 물가에는 억새.줄풀.창포 등을 심어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직 묘목이 많아 울창한 느낌이 부족하고 문화예술공원을 제외하고는 곳곳에 쉼터가 없어 한여름 뙤약볕이 우려되는 점은 보완해야 할 점이다.

◆ 어떻게 가나=시는 하루 평균 30만명의 관람객이 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주차는 500대 정도만 가능하다.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2호선 뚝섬역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버스(6개 노선 141, 145, 148, 2014, 2224, 2413)를 이용해 서울숲 정류장까지 갈 수 있다. 10월 청계천 복원공사가 끝나면 청계천 수변 보행로에서 중랑천변~한강~서울숲까지 이르는 10.8㎞의 그린웨이가 만들어져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올 수도 있다.

이원진 기자 <jealivr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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