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보유는 남북 모두 파멸로 몰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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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9일 "북한의 핵 보유는 동북아의 군비경쟁으로 이어져 남북 모두를 파멸로 몰아간다는 점에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통일연구원(원장 박영규)이 '6.15 남북공동선언과 한반도 평화.번영'이란 주제로 주최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며 북한 책임론과 함께 미국의 신축적인 대북정책을 강조했다. 중앙일보와 통일부가 후원한 회의에서는 최근의 북핵 사태에 논의가 집중됐다.

▶전봉근 평화협력원장=북핵 해결에는 힘에 기초한 외교가 필요하다. 북한은 힘을 숭상하는 현실주의자이고 힘 앞에서만 타협한다. 북한의 핵 위협을 내버려 둔다면 북한은 '도덕적 해이'에 빠지고 핵 보유를 더욱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 6자회담 운영도 개선해야 한다. 고위급 전체회의는 정치선전장에 불과한 비효율적인 협상 틀이므로 실무 소위원회를 상시로 개최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북한의 핵 능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남북 군사력 균형을 질적 차원에서 변질시키고 미국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킬 것이다. 과거에 비해 남북 군사력 격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겠지만 북한이 아직도 군사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길정우 중앙일보 전략기획 담당 이사=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북한에 군사력을 사용할 경우 한국민의 마음은 미국으로부터 빠르게 떠날 것이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대북공격은 한.미 동맹의 실질적 종말을 의미한다. 부시 행정부는 한국의 대북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묻는 방안을 택해야 한다.

▶잭 프리처드 미 브루킹스 연구소 객원연구위원=10일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동맹관계의 주요 쟁점에 대해 직접 의견을 밝힐 좋은 기회다.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 포용정책은 고립.봉쇄보다 빠르고 안정되게 북한의 체제전환을 이룰 수 있는 길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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