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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뀌었다' 오리온스의 이유있는 반란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오리온스가 확 달라졌다. 만년 중하위권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고 패기있는 팀 컬러를 앞세워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리온스는 14일 SK와 원정 경기에서 83-67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정규 리그에서 6전 전패를 당했던 SK를 상대로 화끈한 공격 농구를 펼쳤다. SK전 승리로 오리온스는 2008~2009 시즌 이후 여섯 시즌 만에 개막 3연승을 달렸다. 시즌 초반이지만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던 동부, SK를 잇따라 두자릿수 점수 차로 꺾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오리온스가 공격과 수비 모두 좋은 전력을 갖췄다. 잘 준비됐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2006~2007 시즌 4위에 오른 이후 다섯 시즌동안 플레이오프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 2012~2013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4강 이상도 넘보고 있다. 내·외곽 가릴 것 없이 전 포지션에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영입된 외국인 센터 트로이 길렌워터(28)는 평균 26.3점을 기록하며 오리온스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시즌 개막 직전 몸무게를 10㎏ 가량 줄이면서 몸놀림이 더 가벼워졌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이승현(22)과 농구월드컵·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뒤 이달 초 합류한 대표출신 슈터 허일영(29)이 빠르게 팀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추일승(51) 오리온스 감독은 "이승현은 매순간 움직임이 능구렁이 같다. 헌신하는 모습이 굉장히 좋다. 허일영도 출전 시간을 보장해주면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초반 연승을 거두면서 팀 분위기도 달라졌다. 가드 한호빈(23)은 "우리 팀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만큼 감독님이 한발 더 뛰고 악착같이 하라고 주문을 하는데 그게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는 어느 팀과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분위기를 몰아 연승 행진을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추 감독은 "시즌 내내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연승 기록을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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