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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이 무색한 보안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올해의 경우 각 대학들이 007작전을 무색케 하는 접수창구 보안작전을 쓴 것도 입시특색중의 하나.
각대학들은 금년도와 같은 입시제도 아래선 지원자의 성적분포만 알면 곧 합격을 보장받게 된다는 점을 중시, 접수창구 주변의 보안에 특히 신경을 썼다.
서울대의 경우 계열별로 마련된 10개의 원서접수창구마다 높이2m, 길이3m의 칸막이를 설치하고 관계직원의 교대근무·교내합숙실시 등으로 입시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힘썼다.
연세대도 역시 접수처직원과 지원자들이 서로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창구를 대형베니어판으로 막기도.
또 연세대는 원서교부 때 미리 나눠준 밀봉봉투에든 지원서가 아니면 아예 접수를 기피했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개별적으로 원서를 접수시키는데 반해 경남진주고·서울대일고 등 소위 일류교에서는 교사의 인솔로 1백명 이상 무더기로 서울대에 원서를 접수시켜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비평준화 지역으로 지난해 서울대에 가장 많은 합격자를 낸 진주고는 12일 상오 최남덕교감(50)의 인솔로 2백4명이 한꺼번에 원서를 접수시켜 다른 수험생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또 평준화 이후 서울대에 많은 합격자를 낸 대일고도 이날 이태준교사(37)가 학생 1백10명을 데리고 와 원서를 접수시킨 뒤 접수처인 학생회관 앞에 모여 교가를 부르는 등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 대입원서 양식이 복잡하고 제출서류가 많아 접수창구 앞에서 미비된 서류 때문에 되돌아서는 지망자가 생기기도.
12일 상오 고려대 경영과에 지원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밤차를 타고 광주에서 올라온 정원주군(18·광주고출신)은 지원학과를 경제과로 기재했다가 경영과로 고친 후 그 자리에 학교장의 직인이 아닌 자신의 도장을 찍고 접수시키려다 불가능하자 다시 광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올해 입시에서도 지난해처럼 학력고사점수가 2백점도 안되는 학생들이 서울대인기계열에 원서를 접수시켜 또다시 요행을 바라는 수험생들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당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12일 하오5시 조금 지나 지원생 3명이 경영대접수창구 앞에 서성대고 있어 창구직원이 원서를 받아보니 2명이 1백84점을 받았고 1명은2백60점이었다는 것.
○…입시정보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여서 사설학원 진학상담실이 때아닌 성시를 이루었다.
서울J학원 등 입시전문학원에는 진학상담희망자가 하루평균 7백∼8백명씩 몰려들어 진땀을 빼기도.
이와 관련, 이들 학원이 만들어낸「전기대학배치사정기준」등 진학자료가 만들기 무섭게 동이 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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