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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용보증기금 여자 농구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박신자(40), 주희봉(36), 이옥자(29)하면 지난 60∼70년대 한국여자농구를 화려하게 수놓은 스타 플레이어로 농구 팬들의 가슴에 깊게 남아 있다. 이들 여성트리오가 사령탑을 맡은 신용보증기금 팀이 새해 들어 농구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첫선을 보인다.
신용보증기금 팀은 여자실업농구 12번째 팀으로 등장, 오는 14일 창단 식을 갖고 새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 트리오는『딸을 낳으면 농구선수를 시켜라』라는 유행어까지 만든 주역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주역들이 이제까지 여자코치가 전무한 상태에서 남의 딸들을 맡아 여성의 섬세한 손길로 정교한 팀을 만들어 선을 보이는 것이다.
지난 67년 제6회 체코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의 주역인 박신자 감독은 40대, 자유중국 야퉁(아동)팀을 최강팀으로 만든 주희봉 코치는 30대, 그리고 일본샹송화장품에서 선수 겸 코치로 활약했던 이옥자 부 코치는 20대여서 여성3대 즉 한국여자농구 역사의 축소 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여성3대의 등장은 또 옛날의 솜씨를 가정에 묻히지 않고 코트에서 다시 점화시킬 수 있는 은퇴선수의 컴백의 효시가 되기도 한다.
70년대 초 국세청차장 때 여자배구 팀을 만든 배도 이사장은 바로 이점에 착안, 신용보증기금여자농구의 컬러로 택한 것이다.
『후배선수들 경기를 볼 때마다 왜 저렇게 투지가 없고 느리고 또 매너가 나쁜가 하고 마음 아파했어요.』
이 3가지를 모두 털어 버린 팀을 만들어 선을 보인다는 것이 13년만에 지도자로 돌아온 박신자 감독의 포부다.
농구명문 숭의여고를 주축으로 구성된 이 팀의 주전선수는 김은숙과 박명숙. 가드인 김은 시야가 넓은데다 어시스트가 일품이어서 팀을 이끌어 갈 리더이며, 1m76cm로 키가 작은 센터인 박은 지난해 여고 득점랭킹3위인 골게터다.
전용체육관이 없는 것이 애로사항이나 올 봄 착공될 신 사옥(여의도)이 완공되는 2년 후엔 멋진 체육관을 갖게 된다. 이들 맹렬 여성트리오가 올해 과연 멋진 작품을 보여줄 지 기대가 크다.

<신용보증기금선수단>
▲단장=채규남(감사) ▲부장=박재규(인사부장) ▲감독=김무현(투자육성부심사역), 박신자 ▲코치=주희봉 ▲부 코치=이옥자 ▲총무=임헌진 ▲선수=김은숙 강정이 조성숙 한순이 남숙희(이상 숭의여고), 손말룡(숙명여고), 김혜경 이명자 김미형(이상 대전여상), 박명숙(해성여상), 허찬숙(청주여상), 김경애(효성여공), 전용옥(인성여고).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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