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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수밖에 없는 숙명 생떼·막말은 안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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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원내대표는 “생떼와 막말보다는 품위 있는 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소통, 그리고 개헌특위 구성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신임 원내대표는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로서 꼭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계파별로 갈린 당내 상황을 의식한 듯 그는 “건전한 토론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차분했던 그의 목소리는 개헌이 화제로 떠오르자 톤이 올라갔다. “개헌에 관한 한 강경파”라며 “다른 특위는 수도 없이 만들면서 왜 개헌특위는 못 만드나”라고 했다. ‘합리주의적 대화론자’라는 평가도 그에겐 짐인 듯했다. 인터뷰 중간 중간 “난 순전한 대화론자가 아니다. 야당 원내대표는 그냥 부드럽고 온화하기 어렵다. 싸울 수밖에 없는 숙명”이라며 “이 말을 꼭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도 “생떼를 쓰거나 막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일성이 ‘합리적이고 품위 있는 야당을 만들겠다’였다.

 “야당이라고 막말하고 이래선 안 된다. 군사독재 시절엔 도덕적 우월감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거를 통해 (정권이 창출)되고 있다. 품격을 갖추고 안정감을 보여야 한다.”

 -세월호특별법 협상 때 당내 진통이 컸다.

 “강경파와 온건파가 많이 싸웠다. 때로는 접점이 없이 싸우니 효율이 높지 않았다. 싸워야 할 때 온건파를 설득해 다 같이 싸우고, 또 협상할 땐 강경파를 설득해 다 같이 하도록 일체감을 이뤄야 효과가 있다.”

 -‘범친노에 속하지만 계파색이 엷고 중도 성향’이란 언론의 평가에 동의하나.

 “난 어느 개인이나 계파에 충성한 적 없다.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다만 개헌파로는 소신이 뚜렷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적인데, 개헌이 되겠나.

 “지금의 정쟁은 근본적으로 권력구조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알리는 것도 원내대표가 된 이유 중 하나다. 총선 때마다 50% 가까이 초선 의원들로 갈아치우지만 나아진 게 있나. 막막하다.”

 -목소리 큰 강경파의 뜻대로 의원총회에서 당론이 결정되는데.

 “난 강경파가 반드시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 그보다 한국의 여야 관계가 구조적으로 잘못돼 있다. 새누리당도 (야당 시절이던) 17대 국회에서 얼마나 강경했나. 사사건건 물고 늘어졌다.”

 -당론 결정 방식이 비민주적이고 의원들을 너무 옥죄고 있지 않나.

 “가급적 꼭 필요할 때만 당론을 정하고, (투표는) 자유롭게 하는 게 필요하다. 당론을 정할 때 소통이 문제다. 다 잘 설득해야 하는데 급작스럽게 정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문제가 있었다.”

 -박영선 원내대표 때처럼 여야 합의가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의원들 뜻에 따라야 한다. 거부하면 (협상) 또 하라는 거 아니냐. 전지전능하지 않으니까. 의총 결과에 따르는 게 당연하다.”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 등이 당초 합의대로 이달 말 처리 가능한가.

 “쉽지 않다. 오늘 새누리당 이완구 대표와 만나 ‘최선 다해서 노력하자’고 했다.”

-매년 국감 증인 논란이 되풀이된다. 담당 임원도 있는데 왜 고용 문제를 물으려 대기업 총수를 불러야 하나.

 “정부도 대통령이 모든 걸 결정하고 장관들 재량이 적듯이 만기친람하는 대기업에서도 책임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너 아니냐. 그래서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역구(전남 광양-구례)가 호남이다. 호남 중심 신당론이 나오는데.

 “호남 민심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분열해 성공한 적이 없다. 기왕이면 힘을 합쳐야 한다.”

글=서승욱·이윤석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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