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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20% 주소가 조세회피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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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5명 중 1명은 조세회피처에 주소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세금을 내지 않으려 외국인으로 행세하는 ‘검은 머리 외국인(내국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상직(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 케이맨군도·룩셈부르크 등 55개 조세회피 지역 소재 투자자(개인·법인)는 7626명이었다. 국내에 등록한 외국인 투자자 3만8437명의 약 20%다. 이들 지역에 소재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국내 상장 주식은 모두 46조7000억원어치로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424조2000억원)의 11%였다.

 이들의 소재지는 케이맨군도(2944명)가 가장 많고 룩셈부르크(1525명), 홍콩(859명), 영국령 버진아일랜드(748명), 버뮤다(342명) 순이었다. 이 의원은 “이들 중 실제 외국인이 아니라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뒤 자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내국인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총수가 있는 40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해외 법인 가운데 10대 조세회피처 지역에 주소를 둔 법인은 86개사다. 1년 사이 59.3%(32개사)가 늘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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