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작가 전속제 과연 풀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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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방송가에서 출혈경쟁의 대상이 돼오던 탤런트및 방송극작가의 전속제가 내년부터 점차 풀릴전망이다.지난 24일 춘천에서 가진「시청자와의대화」에서 KBS 이원홍사장은『앞으로 방송인의 전속제는 폐지할 방침』임을 선언. 이에 대해 MBC측은 『이미 오래전에 MBC가 주장해 온계획』이라고 환영하는 눈치다. 현재 두 방송국이 전속으로 묶고 있는 탤런트는 KBS가 20여명, MBC가 10여명등 모두 30여명 정도다. 방송극작가는 KBS가 10여명, MBC가 5∼7명이며 양사는 이들 인기인 소수그룹을 자국에 묶어 두기위해 치열한 경쟁을 지금까지 펴온 것. KBS측이 이번에 전속제폐지를 들고 나온 것은 이경쟁을 지양하자는 것이며 이것은 최근에 있었던 .KBS의 MBC에 대한 주주권발동과 거의 때를 같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함께 앞으로 KBS측은 1등급에서 상등급으로 복잡하게 나누어져 있는 탤런트등급을 A, B, C 3그룹으로 단순화시킬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드라마당 주연·조연·단역의 TO제를 실시해 보수룰 정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이렇게 되면 실력이나 인기에 관계없이 15년(15등급)경력만 쌓으면 A급탤런트가 되는 현재의 자동승급보수제도는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경우도 각급별 주연보수는 크게 차등을 두어 어느정도 경력도 참작할 것이라고.
즉 경력과 인기(능력)를 모두 보수에 반영시켜준다는 것이다. 그대신 KBS는 지금까지 묶어두었던 전속연기인을 모두 풀어 놓겠다는것.
현재 KBS소속 탤런트는 남자가 1백75명, 여자가 1백36명, 자유출연자가54명, 모두 합쳐 3백65명.
이중 장미희 정윤희 사미자 강부자 여운계 이낙훈등이 내년 1월이면 계약이 끝난다. 원미경 차화연등은 내년 6월에 가야 끝이 난다.
유지인만은 작품당 계약으로 전속되어 있는 한편. 작가로는 나연숙 신봉승등이 전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MBC측은 김혜자 김영난 최불암 이정길 전운 김무생 오지명등이 전속금3백만원에서 7백만∼8백만원에 최장, 내년9월까지 묶여있다. KBS에서 계약기간중 이적한 이덕화 이미숙에 대해서는 KBS측은 계약위반으로 고소중에 있다.
MBC가 전속할 작가는 김수지 이구성등 인기작가들.
만일 전속제가 폐지될경우 양방송국은 과대하게 지출해오던 전속금을 제작비로 돌릴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연기인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할 필요가 없게 된다.
MBC 민용기제작국장은『우리는 이미 1년전부터 전속제폐지를 주장해왔다. 모든 방송이 공영화된 현재 전속제는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전속이된 상태의 인기인이라도 KBS측이 상의해오면 풀어놓울 용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17등급으로 나눠져 있는 현재의 MBC보수규정도 능력별로 지급할 용의도 있다고 주장한다.
제작 실무를 담당하고있는 양방송국의 프로듀서들도 『작품에 따라 연기자룰 골라 쓸수 있다』고 대환영.
연기자들은 인기있는 소수 톱클래스와 A급연기자가 되기위해 애쓰는 야심만만한 B급은 찬성, 그러나탤런트가 된지 3∼4년미만의 연기자는 『우리가 성장할동안 보호해줄 방파제가 없어져 걱정된다』고 반대론을 펴기도 한다.
KBS와 MBC가 전속제 폐지를 들고 나온이상 내년 하반기(현재전속계약이 완전히 끝나는 때)에는 탤런트들의 새로운 개편이 뷸가피할 것 같다.

<전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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