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상업용지 17일 공개경쟁 매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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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서울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 1만6500여 평이 17일 재매각된다. 이번에는 서울시가 과열 입찰 우려를 내세워 주거비율을 축소하고 입찰내정가도 대폭 올렸다.

서울시는 2일 "지난 2월 과열을 보여 매각을 보류했던 뚝섬 상업용지를 일반 공개경쟁으로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그러나 과열을 막기 위해 주거면적 비율을 낮추고 업무.숙박시설 건설을 의무화하는 등 토지 이용 규제를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매각 대상은 상업용지 전체 4개 구역 중 성동구민체육센터 부지인 2구역 외 나머지 3개 구역 1만6566평이다. 1구역(5300평)은 교육.복지.문화 및 주거시설, 3구역(5515평)은 쇼핑센터 및 할인점, 4구역(5751평)은 호텔 및 회의장.전시장이 들어서도록 용도가 정해졌다.

서울시는 "과열의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거용 건물 신축 비율이 너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며 "따라서 3, 4구역의 주거비율을 종전 연면적의 70% 이하에서 50% 이하로 낮췄다"고 밝혔다. 권장사항으로 돼 있던 업무시설(3구역)과 숙박시설(4구역)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서울시가 건축조건을 까다롭게 정하고 내정가마저 너무 높여 개발사업성이 떨어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내정가가 지난 2월보다 최고 67%나 오른 데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1구역의 경우 2월 1550만원에 공고됐으나 이번에는 2600만원으로 높아졌고▶3구역 2680만원→3729만원▶4구역 2490만원→3185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L건설 임원은 "입찰 과열을 핑계로 서울시가 차익을 따먹는 꼴"이라며 "이는 아파트 등의 분양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D사 사장도 "땅값을 워낙 많이 올려 사업성이 나빠져 참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으로 건설사들도 경제성을 잘 따져보고 적절한 가격으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는 13~16일 입찰서를 접수하고 17일 낙찰자를 결정해 18~30일 계약을 체결한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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