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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검찰…자리바꿈 어수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12·17 검찰 인사는 ▲이종원장관의 친정체제 구축▲후진세력의 육성의지라는 점으로 요약할수 있다.
이번 검찰인사에서 서동권법무차관이 검찰총장 다음으로 검찰의 주요직인 대검차장검사로, 또 정해창법무부검찰국장이 경찰의 꽃으로 일컫는 서울지검장에 임명되는등 일련의 인사포석에서 이장관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지난4월 고시 13회에서 대검검사 2명(정구영·최상엽)이 발탁된 뒤를 이어 7개월만에 대검검사 승진이 14희(김두희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이어졌으며 특히 지난번 대검검사 승진때 빠졌던 고시 13회중에서 서정신서울지검1차장·한영석2차장·박희태남부지청차장검사둥이 대거 대검검사로 승진되어 고시13회는 「제2의 고시8회」라는 닉네임이 붙게됐다.
또 서울지검 검사장에 기라성같은 고시 8회를 제치고 10회의 정해창검찰국장이 임명돼는등 「8회총장, 10회 검사장, 14회 대검검사 승진」의 의미는 바로 후진을 육성하겠다는 검찰의 의지와 더불어 앞으로 계속될 후속인사의 이정표로 풀이되고 있다.
3개 고검장으로 승진하는 검사장급에 대해서는 서울지검장에서 서울고검장으로 가게된 김석휘검사장의 경우 대부분 무난하다는 평이고 대구고검장으로 가는 김성기대검 총무부장에 대해서는 과거의 업적이나 경력으로 보아 본인은 다소 섭섭해 하지않겠느냐는 평들.
특히 고시8회 안에서나 검찰 내의에서 선두주자로 자타가 공인했던 배명인대검차장검사가 광주고검장으로 전보된데 대해서는 해석들이 구구하다.
이번인사로 30명의 대검검사급(차관포함)중 17명으로 화려하게 막을열었던 검찰의 고시8회시대는 8개월만에 전환기를 맞았다.
위계질서가 절대시되어온 검찰조직내에서 현재 검찰의 심장을 차지하고있는 고시8회의 거취는 검찰인사에 최초의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주목되어왔다.
신임 정총장과 고시동기인 현직검사는 대검차장으로 임명된 서동권전차관을 포함, 모두 25명.
그래서 이들의 예우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심의 초점이기도했다.
허총장때도 동기생인 문상익 당시 수원지검장이 물러나긴했으나 그때는 1명뿐이었고 총장취임 1개윌후 정기인사에서 다른 고참검사들과 함께 퇴진했기 때문에 이번과는 상황이 달랐다.
16명의 고시동기생중에서 정총장과 대검검사가 동시에된 이른바「진짜동기생」은 5명뿐.
이들은 79년2월 김치열장관에의해 발탁됐던 배명인전대검차장검사(광주고검장발령)와 서울고검장으로 발령된 김석휘전서울지검장·정치근신임총장·이영욱대구지검장(법무차관발령)·김병우씨·이명희 전수원검사장(법무연수원장발령)·대구고검장으로 발령된 김성기 전대검총무부장등으로 8회에서 「7인의 선두주자」들이다.
이번 인사도 이들 선두주자들이 주대상이 되이 이들5명은 명실상부한 원로격으로 예우를 받았다.
또 저질연탄사건을 맡았던 임상현서울지검특수부장, 김유후서울지검1차장등이 모두 전보발령되어 이에대한 문책이 두드러진것도 특징.
일본에서 검사총장의 동기생은 모두 물러나는 것이 관례. 그러나 검사총장은 반드시 정년2년쯤을 앞둔 원로검사가 맡기때문에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전혀 없어 우리 실정과 다르다는 것이다.
고시8회는 56년에 응시, 57년이후 ,임관됐으나 고등고시 시행이후 16회중 두번째로 많은 1백8명(13회 1백10명)이 합격됐고 우수한 인재들이 몰렸다하여 일찌기 법원·검찰의 기둥으로 일컬어져왔다. 1회부터 7회까지의 총 합격자가 1백51명이고, 9∼12회 합격자가 1백56명이니 숫적으로도 8회는 우뚝선 산맥.
「8회」에서 조언(사법연수원장)·황선용(제주지법윈장)·김성기·이중근·김진석·유상호(국회의원)·권종근(변호사)·도태구(변호사)씨등은 대학3학년때합격한 그룹.
8회의 대량생산은 6·25후 법조계일손이 모자랐기 때문이며 2천8백55명이 응시해 3·7%의 합격률을 나타냈던 것. 2차시험인 구술시험에서는 1차합격자 1백59명중 전례없이 51명이나 탈락했다.
합격자가 많자 임관이 지연되어 8회는 사람에따라 자유당, 과도정부, 민주당, 5·16후등 임명권자가 제각기 다른것도 특징.
임관을 기다리는 동안 안경상 김진관(변호사)씨등은 경찰서장을 지냈고 황선당씨(제주지법윈장)는 변호사를 개업했으며 이명희씨는 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했다.
8회중 사법부에는 현재 13명이 남아 이회창씨가 유일하게 대법원판사로 승진했으며 나머지 12명도 사법연수원장(조언), 법원행정처차장(오성환), 8개 지방법원장(서울민사 정기승, 서울가정 박우동, 부산 고정권, 춘천 한재영, 전주 배석, 대전 김달식, 수원 이병후, 제주 황선당)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김윤경·김석주)등으로 비교적 고르게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유상호씨가 유일하게 현역 국회의원이고 이댁돈씨가 전직의원, 김진우씨가 서울세관장을 지내 의도를 했을뿐 모두 변호사를 개업하고 있고 3명은 작고했으며 김병만·한승혜씨등은 무직장태다.
지난 4월24일 검찰인사에서는 13회까지 1회에 1∼2명씩 대검검사로 승진해 남아있던 9회이하의대검검사급은 모두 9명.
강용구(9회)·박일흠(9회)·정해창(10회)·이창우(10회)·김양균(11회)·김기춘(12회)·이종남 (12회)·정구영(13회)·최상엽(13회)씨등으로 이들도 이번인사에서 대부분 영건했으며 특히 정해창·김기춘씨의 중용이 돋보이고 있다.
고시사상 합격자가 가장많은 13회가 그동안 지검차강급을 휩쓸고 있어 8회이후 검찰인사의 「태풍의눈」으로 부각되어 왔기때문에 이번인사에서 서정신·한영석·박희태씨등이 대거 진출했다.
결국 이번 인사는 이기원장관 체제를 굳히게 될것이 틀림없으며 검찰의 세대교체를 위한「홍역과정」이 다소 빨랐다는 것이 충격적일뿐 올것이 왔구나하는 느낌을 갖는 검찰간부도 많은것이 사실이다. <고정웅·권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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