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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신문은 정부가 아니라 독자가 판단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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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혁신을 통한 기회의 포착: 성공의 열쇠'를 주제로 한 제58차 세계신문협회 서울 총회가 사흘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1일 폐막했다.

인터넷과 디지털 등 기술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매체 환경은 오늘날 신문에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젊은 층의 활자매체 이탈현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지고 동종 매체 간의 경쟁 또한 극심해지고 있다. 블로그와 같은 1인 미디어나 시민기자의 등장으로 저널리스트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신문 위기설의 배경이다.

그러나 서울 총회는 이런 부정적 징후들이 오히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총회에서 발표된 다양한 성공사례들은 변화의 도도한 흐름을 거부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적극적인 자기혁신을 모색한 결과물들이다. 신문판형 및 1면 디자인의 변화, 독자의 요구 파악, 블로그, 시민기자의 활용 등은 국내 신문에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서울 총회가 이런 방법론적 경험을 공유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신문의 혁신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신문적 가치임을 재확인한 것을 높게 평가하고자 한다. 신문적 가치의 핵심은 언론의 자유와 책임의 정신이다. 신문의 생명인 뉴스의 정확성과 공정성은 이를 통해 구현될 수 있는 것임을 서울 총회는 분명히 했다.

국내 신문 또한 여기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설즈버거 뉴욕 타임스 회장은 "언론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역할은 정부가 아니라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한 독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신문법 등 제도적 장치로 언론 길들이기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정치권력들이 귀담아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