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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도 계모아 먹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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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셀러리맨들의 점심내기 패턴이 달라졌다. 남보다 앞장서 점심값을 치르던 호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값비싼 외식보다 구내식당을 즐겨 찾는다. 친한 직장동료들끼리 점심내기 퀴즈·퍼즐등으르 음식값을 분담하는가 하면 한달치 점심값을 미리 내 계주가 값을 치르는「점심계」가 등장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줄어든 용돈때문에 한사람이 음식값을 치르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서양사람들처럼 저마다 먹은 몫을 따로 치르기는 어쩐지 쑥스럽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심계는 구내식당이 없는 중소업체 내근사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으며 큰기업체 직원들 사이에도 점차 성행하고 있다.

<점심계>
서울소공동 K투자금융증권부직원 5명은 지난5월부터「점심계」를 만들어 점심값 내기 고민을 해결했다.
곗돈은 의원 1인당 매월 3만원씩 모두 15만원.
회원들이 매달 번갈아 계주를 말고 계주는 음식점 선택에 재량권을 갖는 등 점심해결에 모든 책임을 진다.
곗돈은 한끼 1천원 골이지만 하루 한두명씩 빠져 1천5백∼2천원씩하는 수준이상의 음식을 골라 즐길 수 있다.
서울대우빌딩안에 있는 S은행기획부직원 4명도 두달전인 10월부터 이 같은 점심계를 만들었다.
1인당 월 곗돈은 2만5천원.
매뉴와 음식점을 계주가 고르도록 맡기지만 계꾼이 적어 때로는 택시를 타고 별미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 점심계의 경우 계주는 코피등 간단한 후식도 책임진다.
K금융 점심계 회원 김명기씨(29)는『매일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는 내근부서 직원들이 아니면 이 같은 계를 만들 수 없으며 다른 직장친구들과 자주 어울릴 수 없는 단점』도 있다고 했다.

<외상값 나눠내기>
회사근처 단골음식점에 외상장부를 만들어 점심에 어울린 직원들이 월말에 음심값을 수렴해 갚는다.
서울서소문동 오피스빌딩가에 있는 S·D건설회사 내근부서사원들은 지난 8월부터 이 같은 방법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평균 1천원 안팎의 메뉴를 갖춘 대중음식점을 골라 같은 부서직원 명단을 비치해 놓고 점심시간에 식사를 같이 한 직원들의 이름을 한사람이 대표로 적어 월말에 저마다 먹은 몫을 내놓는다.
D건설 기획부직원 김정철씨(28)는『점심값 먼저 내기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외상값을 목돈으로 갚으면 한 턱 내는 음식점도 있어 꿩먹고 알먹는 격』이라고 권장했다.

<사원식당>
큰 기업체들은 대부분이 사원식당을 운영, 직원들의 점심고충을 덜어주고 있다.
무료로 서비스하는 회사도 있으나 3백∼4백원씩 싼값을 받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삼성의 경우 본사 8층에 1백50평쯤되는 구내식당을 갖추고 빌딩내 전 삼성사원들의 점심편의를 돕고 있다.
사원들은 매달 1만5천원씩 나오는 점심값으로 매일 1장에 5백원하는 식사티킷을 산다.
메뉴는 은박지포장의 도시락과 국. 시중에선 보통 1천5백원 정도 하는 고급도시락인 탓에 삼성직원들 외에 빌딩내 다른 입주업체 사원들까지도 이를 이용한다.
현대는 빌딩지하에 좌석 7백석을 갖춘 구내식당을 운영,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사원들은 식권을 내고 트레일 식기로 음식을 담아와 식사를 하는데 식비는 시중가격으로 평균 1천원짜리.
식권은 매월 초 각부서 여직원들이 총무과에서 타와 사원들에게 분배한다.
대우의 경우도 빌딩 6층에 3백20여평 규모의 구내식당을 운영하며 사원들에 한해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있다.
사원들에겐 월 2차례씩 식권을 나눠주고 상오11시40분부터 하오1시30분까지 3교대로 이를 이용토록 하고있다.
식비는 시중가격으로 평균 1천여원 꼴. <이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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