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수(61·사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의 사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9일 밝혔다. 차관급인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의 예산과 인사를 담당하며 1, 2, 3차장과 함께 핵심 요직이다.
이 실장은 정년을 60세로 정한 국정원 내부 규정에 따라 8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청와대 측도 그의 사의 표명을 확인했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이 실장이 사의를 표한 건 맞지만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적은 없다”며 “완전히 결론이 나기도 전에 사의 표명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 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이 실장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으며, 이 실장은 계속 근무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전했다.
국정원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 실장이 사의를 표한 뒤 정년 기준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며 “이 실장이 임명될 당시 이미 정년 규정에 걸릴 수 있었는데도 임명을 강행해 놓고 이제 와서 정년 규정을 적용하기에는 청와대도 무리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국정원직원법 22조는 연령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다. 이 실장의 경우 1953년생으로 지난해 4월 임명될 당시 이미 정년에 해당하는 만 60세였다.
여권 내에선 남재준 전 원장 시절에 임명된 이 실장이 교체된다면 국정원의 인사 물갈이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해 왔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 실장이 그대로 남기로 함에 따라 이 실장을 교체하려던 여권 내 일부 인사의 시도가 불발이 됐다”며 “여권 핵심부에서 뭔가 손발이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