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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교과서내용에 식민사관담겨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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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안호상씨(국사찾기협의회회장) =일제식민정책에 맞춰 엮은 이른바 「조선사」의 내용이 현행 국사교과서에 아직도 답습되어 국민교육에 심한 해독을 끼치고 있다. 그결과 학생층·지식층에는 민족적 자존심의 결핍, 민족문화의 멸시, 정부 및 정치의 불신, 준법정신과 예의도덕의 결여 등 악성풍조가 조성되고 있다.
한국사의 문헌은 우선 당이 7세기께 고구려 평양을 점령하여 크게 불태워진 이후 임진왜란·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우리의 고대사료가 많이 없어졌다.
또 중국과 그들을 숭상하는 우리 조정의 압력과 무지로 국사 서술자체가 왜곡되기도 했다.
더구나 일제는 내선일체·동근동족을 주장하면서 그들의 역사를 살리기 위해 우리 역사의 단군조선·부여사 부분 2천여 년을 잘라내고 위만조선으로부터 시작되도록 조작했다.
단군과 기자는 실존인물이며 그 영토는 중국의 북경까지 이르렀다. 또 왕첨성은 중국요령성에 있었으며 악낭군은 북경지역에 있었다.
백제는 3세기부터 7세기까지 북경에서 상해에 이르는 지역을 통치하였으며 신라의 처음 영토는 동부만주이고 통일신라의 국경은 한때 북경에까지 미친적이 있다.
▲최영위씨(국사편찬위원회위윈장) =어느 민족·국가에나 국사 교과서는 중요하다. 국사교과서 편찬에는 두가지 기본방침이 있다. 즉 가장 타당성 있는 역사적 사실과 2세의 역사교육을 위한 교육적 측면이다.
교과서를 편찬함에는 동양사·서양사·언어학·고고학 등 인접 과학자들의 협조와 일선교사들의 경험을 반영하게 된다.
식민사관의 극복은 가장 큰 과제이고 여기에 대한 토론은 계속되어왔다.
우리는 중국원전의 잘못된 점을 시정하기도하는 단계에 와있다.
단군신화가 지니는 의미는 매우 크며 따라서 교과서엔 이 신화를 자랑스럽게 지니어왔다는 표현을 썼다.
결론적으로 지금 모든 것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전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박시인씨(서울대교수·영문학) =현행 국사교과서에는 우리민족의 계통, 건국이념이 빠져있음은 물론 대외진출의 역사적 사실마저 제거하여 단일민족의식과 인화단결의 미풍을 파괴하고 있다.
또 동포를 야만시 하여 여진을 이민족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들은「금사」나 「만주원류고」에서 여진은 우리동족임을 밝히고 있다.
또 「사기」에는, 영무제가 조선전쟁에 내보낸「수륙량군이 모두 욕을당해 장졸이 후되지 않았다하여 한이 패전한것으로 되어있는데 우리교과서는 반대로 조선이 패한 것으로 되어있다.
교과서에는 이밖에도 원시부족사회·갑오경장같은 불필요한 것들이 강조되고있는 면이 있다.
▲김철준씨(서울대교수한국사) =우리문화 기반을 새롭게 정리함이 시급한 eP 시대착오적인 논쟁을 일삼는 것 자체가 한심한 일이다.
고대사인식방법론에 문제가 있다. 과거의 다양한 문화의 모든면을 부인하고 한가지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시대의 한계성은 다음시대가 극복해야만 발전이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문헌고증학적인 연구에서 많은 한계성이 있었으나 이제와서 문헌고증학이 자료를 정리하는 것까지도 부인하려고 한다면 곤란하다.
이런 수준의 역사이해는 한국을 점령하고 대륙에의 침략을 합리화한 일본의 황국사관·직민사관도 타당한 것이 되어버린다.
동이족 전체는 우리민족이 될 수 없으며, 여진은 우리의 동족이 아니다.
그들의 후예인 청이 일으킨 병자호란에서의 대응태도만이라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역사학에서는 입론에 앞서 타당한 자료보다도 반대되는 자료부터 검토하고 여기에 인접과학의 고증을 거쳐야만 된다.
▲이룡범씨(동국대·동양사) =제시한 자료에 문제점이 많다.
「고조선의 국경이 요서의 감숙성까지임」이라되어있는데 「요서」와 「감숙성」은 만리이상 떨어져있다. 이렇게 지리상으로 납득이 안가는 면이 많다.
「백제가 3∼7세기동안 북경에서 상해까지 통치」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위해 제시한 자료, 특히 「만주원류고」는 문화전통이 없는 만주족이 높은 문화전통의 한민족을 통치하려는 의도에서 한반도와 여진족의 역사까지 자기들의 것으로 과식하려 한 책이다.
서문에서 만주의 길림을 신라의 계림으로 연관짓는 것부터가 이 책의 의도적인 왜곡을 엿볼 수 있으니 이는 우리의 역사를 송두리째 빼앗으려는 욕심에서였다.

<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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