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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大選 右派 로페스머피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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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가 27일 오전(현지시간) 시작됐다. 현지 여론조사 결과 카를로스 메넴(72)전 대통령이 박빙의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우파인 경제전문가 리카르도 로페스머피(51)후보가 막판 돌풍을 일으키며 3위에서 2위로 순위바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후보의 득표율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45%에 크게 못 미치는 20%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다음달 결선투표 실시가 확실시된다. 이날 득표 결과 1위가 득표율 45%를 넘지 못하거나 40% 이상의 득표율로 2위와의 격차를 10% 이상 못낼 경우 5월 18일 1, 2위가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모라 이 아라우조는 26일 "로페스머피 전 경제장관이 지지율 18.1%를 얻어 2%포인트 차로 메넴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페스머피는 한 달 전만 해도 지지율이 5위에 지나지 않았으나 막바지 선거전에서 경제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각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미 시카고대 경제학과 출신의 시장경제주의자인 로페스머피는 2001년 말 아르헨티나 경제위기 당시 경제장관으로 철저한 긴축재정 정책을 내놓았다가 2주 만에 사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이런 철저한 처방이 오히려 아르헨티나 경제를 살릴 방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이 전했다.

정치분석가인 그라시엘라 로메르는 "그의 도덕성과 개혁성향이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호소력이 있다"면서 "도시 중상류층에서 좌파까지 지지층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메넴 전 대통령은 10년간의 재임기간 중 대규모 사유화정책과 개방정책을 추진한 경험을 상기시키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치력을 가진 유일한 후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BBC방송은 "메넴 전 대통령과 로페스머피 전 장관은 외채를 모두 갚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 처방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똑같이 약속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한편 메넴 전 대통령과 같은 페론당 후보로 결선투표 진출이 유력했던 네스토르 키르츠네르(53)산타크루스주 지사는 로페스머피에게 눌려 탈락 위기에 처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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