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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신문 위기는 민주주의 위기 신문읽기 운동 펼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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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미디어오늘이 18일 연 세미나에선 신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미디어오늘 제공]

신문에 난 건 대체로 믿던 시절이 있었다. 논쟁을 벌이다가도 "신문에서 봤어"하면 끝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신문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신문 자체의 책임도 있지만, 정부.방송.인터넷.시민단체가 혼연일체로 벌인'신문 때리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공정성 논란은 일정 부분 신문 구독률 저하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학계 등을 중심으로 '신문 살리기'운동이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언론학회 등 학계와 언론 유관단체들은 신문 진흥을 위한 연구 및 토론회를 활발히 개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문업계의 '유엔 총회'로 불리는 세계신문협회(WAN) 총회가 5월 29일~6월 1일 서울에서 열린다. 많은 언론인이 국내 신문업계가 한번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신문, 공정성 확보해야"=실제 대다수 언론학자들은 "신문의 몰락은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소유구조상 정부 영향력 아래에 놓일 수밖에 없는 방송이나 검증 기능이 취약한 인터넷에 권력 감시 역할을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19일부터 2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회장 이창근 광운대 교수) 정기 학술대회에서는 '신문산업의 미래'를 토론하는 특별섹션이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한림대 최영재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국민들이 신문을 읽지 않는 건 '뉴스 소비'의 위기, 나아가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진단하고 "지금이 신문읽기 운동을 펼칠 때"라고 주장했다.

또'한국 언론의 공정성 및 신뢰도 평가'라는 발표를 한 서울대 이준웅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 신문은 선순환과 악순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공정성과 신뢰도를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예측했다. 토론자로 나선 미디어오늘 이영태 편집국장은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층을 확대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디어 교육의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도 지난 7일 정기 학술대회를 열고 신문의 현재와 내일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네거티브식 신문개혁 운동 중단해야"=언론비평지 미디어오늘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18일 '국민에게 신문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책임연구원을 맡은 순천향대 장호순(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의 위기와 대응방안'이라는 발표에서 "한국신문업계는 독자와 광고 수입이 줄어들고 있어 경영 및 산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신문업계가 현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정부 정책 및 시민사회에 의한 요인도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시민단체와 노조가 중심이 된 언론개혁 운동은 합의형 생산적 개혁이 아니라 타도형 파괴적 운동으로 진행돼 신문업계의 분열을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개혁 운동도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포지티브(긍정적)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엔 한국언론재단이 주최하고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모두 참여한 워크숍도 열렸다. 연합뉴스 이희용 차장이 발제자로 나선 가운데 참가자들은 신문을 포함한 미디어 산업의 발전 방향을 토의했다.

?한국 신문 다시 뛰자=이번 WAN 총회에선 아서 설즈버거 미국 뉴욕 타임스 회장 등 세계 언론계 거물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털어놓는다. 국내 신문경영자들에게 많은 정보가 될 전망이다. 또 국민에게도 신문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문협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신문 내부의 분열상을 극복하고 발전적 에너지를 모으고자 한다"며 "WAN 총회가 한국 신문산업 중흥의 전환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택환 미디어 전문기자,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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