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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디언으로 듣는 클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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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북한에서 가장 대중적인 악기는 '손풍금'이라고 부르는 아코디언이다. 예술선동대의 이동 연주는 물론 학예회.소풍.마을잔치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멜빵을 걸어 품에 안고 옮겨 다니며 연주할 수 있는 데다 선율.화음.리듬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반주악기로 안성맞춤이다.

1829년 아코디언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C장조 음계만 연주 가능한 장난감 악기였다. 중산층 여성들이 멜빵 없이도 쉽게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작았다. 하지만 아코디언을 샹송이나 댄스의 반주악기나 아마추어용 악기쯤으로 보아넘기면 곤란하다. 19세기말 다채로운 화음과 음색을 내는 버튼을 장착하면서 고난도의 기교를 요하는 연주회용 악기로 격상됐다.

파리 음악원, 로테르담 음악원, 바르샤바 쇼팽 음악원, 헬싱키 시벨리우스 음악원, 프라하 음악원,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원, 쾰른 음대, 하노버 음대, 런던 로열 아카데미 오브 뮤직 등 유럽의 명문 음대에 아코디언 전공이 개설돼 있다.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 교수로 있는 세르지오 스카피니(사진)가 28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스카를라티의'소나타 C장조', 거슈윈의'랩소디 인 블루', 푸치니의'공주는 잠 못 이루고', 번스타인의'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등 귀에 익은 클래식을 편곡해 들려준다. 29일 오후 2시엔 롤랜드사가 10년 걸려 최근 개발한 전자 아코디언 시연회를 겸한 세미나도 열린다. 전석 무료. 02-3486-8844.

◆아코디언=오스트리아 빈의 건반악기 제작자인 키릴 데미안이 1829년에 발명해 특허 등록한 악기. 금속제 리드를 바람상자로 울려 소리를 낸다. '핸드 하모니카''플루티나''멜빵 달린 피아노'등으로도 불린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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