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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송씨네 남자들 '국립극장 출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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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전무송(中)씨는 김진만(左)씨에 대해 “터프한 사위”, 진우씨에 대해 “체격 조건 좋은 배우”라고 평했다. 박종근 기자

한가족 세 남자가 매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으로 출근한다. 연극배우 전무송(64)씨와 역시 배우인 그의 아들 전진우(30)씨, 전씨의 사위인 연극 연출가 김진만(36)씨 얘기다.

전무송씨는 다음달 9일부터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태석 연출의 '물보라'에 출연하고, 진우씨는 다음달 독일 만하임의 쉴러페스티발에 참가하는 이윤택 연출의 '떼도적'에 출연한다. 김씨는 28일 막이 오르는 차범석 작, 임영웅 연출의 '산불' 조연출로 3월부터 땀을 흘렸다.

1951년 겨울, 과부만 남은 두메산골에 한 남정네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인간 욕망과 이데올로기 갈등을 그린 '산불'은 해방 후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작품. 김씨는 "지난해 내 연출작품 '푸르른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좋게 보셨는지, 임영웅 선생님이 갑자기 전화를 주셔서 조연출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전무송씨는 연출가를 직접 '설득한' 경우. 오태석씨와의 전화통화에서 "나 이제 방송 안해, 연극 시켜줘요"라고 말한 게 계기가 됐단다. 78년 초연 때는 무당 용만역을 맡았으나 이번에는 선주(船主)역을 맡는다. 아버지에 비하면 이제 막 연극을 시작한 입장인 진우씨는 오디션을 거쳐 비중 있는 조연을 맡게 됐다.

전무송씨에게 아들과 사위를 평가해 달라고 부탁했다. (진우씨에게)"지난달 '떼도적' 공연 때 보니까 발음은 정확한데 자신 없는 부분에서 소리가 편하게 터져나오지 않는 것 같더라. 후반 체력도 떨어져 보였어. 100점 만점에 79점을 주고 싶다." (김씨에게)"연극 분석력이 좋고 심사숙고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하지만 미래는 누구도 장담 못한다. 임 선생 밑에서 많이 배워야 할텐데…." 02-2280-4115~6.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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