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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중국 요리, 비밀은 두툼한 튀김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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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옥 셰프(가운데)가 유린기 소스를 튀긴 닭고기 위에 뿌리고 있다. 여 셰프는 “새콤달콤한 유린기 소스는 샐러드·무침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록 기자


지난달 18일 롯데호텔서울 37층 중식당 도림에서 江南通新 독자 8명과 쿠킹 클래스를 했다. 중식담당 여경옥 셰프(이사)가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중국요리를 주제로 닭고기 요리인 유린기(油淋鷄)와 쇠고기로 만든 고추잡채(靑椒肉絲 )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여 셰프는 “유린기(油淋鷄)의 유는 기름, 림은 ‘붓는다’를 뜻하고, 기는 닭고기의 중국어 발음인 ‘찌’를 발음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닭을 통채로 튀겨 냈으나 1990년대 이후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튀긴다고 한다. 고추잡채는 중국 북쪽에서 즐겨 먹는 요리로, 전에는 이름처럼 고추로 만들었지만 요즘은 주로 피망이나 파프리카로 만든다.

여 셰프는 유린기를 시연하며 틈틈이 요리 팁을 공개했다. 특히 튀길 때 요령과 주의해야 할 점을 강조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튀김옷은 보통 감자전분과 물을 섞어 만드는데 튀김옷을 안 입히면 닭이 속까지 익지 않고 겉만 타버리기 쉽다. 또 수분이 많을수록 기름이 많이 튀기 때문에 튀기기 전 겉에 마른 전분가루를 살짝 묻히면 기름 튀는 걸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렇게 하면 튀김 특유의 바삭한 식감은 조금 줄어든다. 재료는 각각 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튀기는 시간도 다르다. 해산물 2~3분, 닭고기 3분, 돼지고기 4~5분, 쇠고기 5~6분이 적당하다. 바삭하게 튀기고 싶다면 튀김옷을 두껍게 입힌다. 튀김옷이 얇으면 수분이 날아가 바삭한 게 아니라 딱딱하게 느껴진다. 튀김에 사용한 기름을 다시 쓸 때는 파·생강을 넣고 한 번 튀기면 잡내가 사라진다. 튀길 때 적당한 기름의 양은 종이컵으로 2~3컵 정도다.

여 셰프는 “한 번 튀길 때 많은 양을 넣지 말고 적당한 양을 나눠서 튀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름을 여러 번 사용해 탁해지면 온도가 잘 오르지 않아 제대로 튀겨지지 않을 뿐 아니라 음식을 검게 만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탁해지면 버리는 게 좋다.

유린기 소스 활용법도 소개했다. 간장·식초·설탕 등으로 만드는 유린기 소스는 새콤달콤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여 셰프는 샐러드·두부구이·오이무침·맛살무침 등을 추천했다. 유린기는 보통 양상추와 함께 내는데 샐러드에 쓰는 채소면 무엇이든 잘 어울린다.

이어서 고추잡채를 만들었다. 쇠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튀긴 후 피망 등 채소와 함께 볶으면 완성이다. 여 셰프는 고추잡채에 쓰일 쇠고기로 등심·안심·방심(엉덩이살) 등을 추천했다. 힘줄 많은 아롱사태는 질겨서 볶음 요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단다. 고기가 질길 땐 튀김옷 입혀 버무릴 때 파인애플을 조금 넣으면 부드러워진다. 집에 피망이 없다면 풋고추를 사용해도 된다. 여 셰프는 “채소와 고기를 볶을 땐 기름을 충분히 둘러야 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여 셰프는 이날 참여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계량할 때도 컵이나 숟가락 단위로 설명했다. 요리가 끝난 후 여 셰프는 독자들이 만든 요리를 하나씩 맛보며 튀김 시간이나 소스에 대해 일일이 조언했다. 조혜영(43·잠실동)씨는 “소스 비율부터 활용법,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채소까지 꼼꼼하게 알려줘 중식 요리를 훨씬 쉽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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