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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있는 아파트 … 테라스 하우스 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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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단독주택에 비해 집값이 싸면서도 단독주택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게 테라스 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위례 자이(사진 왼쪽)와 효성 해링턴 코트(오른쪽)의 테라스 하우스 조감도.

지난해 6월 분양된 아파트 분양권 웃돈이 2억~3억원. 청약 1순위 경쟁률 최고 144대 1. 위례신도시의 래미안 위례 테라스 하우스 얘기다. 전용 99~129㎡형 24가구다. 3층 이하에 배치되고 64㎡ 크기의 테라스를 갖춘다. 테라스는 베란다와 달리 지붕과 섀시가 없이 외부에 노출된 공간이다. 단독주택의 마당처럼 쓸 수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수요에 비해 매물이 워낙 귀해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진행된 위례신도시 위례 자이 청약접수 결과 테라스형 24가구(전용 121~131㎡) 모집에 1순위자 2311명이 신청, 평균 9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21㎡ 테라스형 경쟁률이 130.7대 1로, 테라스가 없는 같은 크기 주택형(73.4대 1)의 두 배에 가깝다. 위례 자이의 테라스 면적은 20~40㎡다.

 테라스 하우스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겪으면서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초고층 주상복합과 타운하우스(고급 단독주택 단지)가 시들해진 가운데 테라스 하우스가 주택시장의 ‘블루칩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분양대행업체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고층의 일률적인 아파트에서 벗어나 살고 싶은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테라스 하우스로 표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위기 무렵 많이 나온 게 타운하우스였다. 편리성이 부족한 개별 단독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지 형태로 나왔다. 하지만 15억~20억원의 고가 분양가에 발목 잡혔다. 개인이 단독주택을 짓고 살기도 쉽지 않다. 도심에는 마땅한 땅을 찾기 힘들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선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 웬만해선 1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위례신도시에선 255~300㎡의 단독주택용지가 9억~11억원에 분양했다.

 하지만 위례자이에서 가장 큰 전용 131㎡ 테라스 하우스의 분양가가 9억원 선이다. 이 아파트 김보인 분양소장은 “훨씬 저렴한 가격에 단독주택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테라스 하우스는 대부분 단지 안에서도 경관이 좋은 곳에 배치된다. 래미안 위례 테라스 하우스는 위례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창곡천 옆에 들어선다. 수변공원도 있다. 꼭대기층의 고급주택인 펜트하우스가 ‘하늘 조망권’을 갖는데 비해 테라스 하우스는 ‘그린 조망권’이 좋다.

 경관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테라스 하우스 공급 물량은 많지 않다. 희소가치도 있다. 공급 초기 중대형 주택형에 많던 테라스 하우스가 중소형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짓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에는 전용 58~84㎡형의 테라스 하우스 30가구가 들어선다. 롯데건설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분양하는 북서울 꿈의숲 롯데캐슬에 전용 84㎡ 크기의 테라스하우스를 짓는다.

 저층과 펜트하우스가 들어서는 꼭대기층에 주로 설치되던 테라스가 중간층에도 눈에 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짓고 있는 래미안 용산은 21층 4가구에 테라스를 들인다. 경기도 용인시 중동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단지 중앙에 자리잡은 4개 동의 모든 가구(299가구)에 테라스를 만들었다.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 박손곤 분양소장은 “테라스 하우스는 다른 아파트와의 차별성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로 아파트 단지의 품격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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