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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학교, 한 학기 내내 해외봉사 … '배워서 남 주기' 실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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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베어드 봉사단 학생들이 2012년 12월 라오스에서 현지 어린이들과 종이접기 활동을 하고 있다. 베어드 봉사단은 숭실대 봉사센터 소속으로 학생들이 직접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자치단체다. [사진 숭실대]

“기독교 정신인 ‘진리와 봉사’를 기반으로 세상에 봉사하고 사회를 지탱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게 숭실대가 세워진 목적이다. 60년 전 서울 재건 당시 전쟁의 상처와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는 인재를 배출하자는 데 초점을 둔 것이 시작이다.”

 한헌수 숭실대 총장이 밝힌 이 대학의 교육 철학이다. 한 총장은 “모든 학생이 기독교 윤리 과목을 필수로 들으며 인성을 함양하고 국내외 봉사활동을 통해 ‘배워서 남 주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숭실대는 봉사 교과목 개설부터 국내외 봉사 프로그램, 장애학생 지원까지 체계적인 봉사 시스템을 갖췄다. ‘7+1’ 제도가 대표적이다. 8학기 중 한 학기는 봉사활동으로 채워 최대 18학점까지 인정해 준다. 대학 관계자는 “7학기 동안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한 학기는 해외봉사를 통해 세상에 이바지한다”며 “12주 이상 해외봉사의 경우 전공 지식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어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제도를 통해 매년 학생 4000여 명이 봉사에 나선다.

 숭실대의 봉사 정신은 100년 이상 이어져 왔다. 1891년 선교활동을 위해 한국에 온 미국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가 1897년 평양에 숭실학당을 세웠다. 2008년 베트남 산업대에 MBA 과정을 개설해 지도자 육성을 시작했다. 2009년 중국 심양항공대에 한국어센터를 열어 한글·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2010년엔 인도 벵갈주 극빈지역 하누당가에 ‘숭실 리빙워터스쿨’이란 초등학교를 세웠다. 2011년 필리핀 두마케티에 숭실교육선교센터를 열어 필리핀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 참여도 활발하다. 창립자의 정신을 기린 ‘베어드 봉사단’은 재학생들이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단체다. 3개월 수습 기간을 거친 학생들이 1년간 꿈나눔팀·사랑나눔팀·재능나눔팀·희망나눔팀 등 4개 분과에 소속돼 프로그램을 만들고 계획을 짠다. 문화·예술·교육·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데 한국국제협력단(KOICA)·월드비전 등 외부 기관과 협력하기도 한다. 방학엔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거점센터와 협력해 지역환경개선·IT교육 등에 힘쓴다.

 숭실대는 한 세기 이상 내려온 봉사 정신을 국가적 과제인 ‘통일’에 접목하는 변혁을 시도 중이다.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폐교된 이후 서울에 재건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서다. 국내 최초로 ‘한반도 평화 통일’을 교양 필수과목으로 개설했다. 지난 5월 통일 교육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숭실평화통일연구원’을 열었다. 전문가들이 모여 통일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통일후 남북한 격차 해소 방안, 민족화해 분위기 조성 과제 등을 연구한다.

신진 기자 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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