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딸 전해준 편지 때문에 1억달러 벌던 핌코 CEO 사직

미주중앙

입력

26일 미국 금융계 최대 뉴스는 핌코를 설립해 40여년을 이끌며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로 키운 '채권왕' 빌 그로스(70)가 핌코를 떠나 경쟁 투자업체인 재너스 캐피털로 옮겨간다는 소식이었다. 그로스는 2000년 독일 보험그룹인 알리안츠에 핌코를 매각한 뒤에도 회사에 남아 핌코의 최대 펀드인 2220억달러 규모의 토털리턴 펀드 투자책임을 맡아왔다.

그로스가 자신이 세운 핌코를 떠나기로 한 것은 모회사인 알리안츠 경영진과의 잦은 불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스는 재너스 캐피털에서 신규 펀드인 '제너스 글로벌 언컨스트레인드 채권 펀드'를 관리할 예정이다.

그로스의 이직이 발표된 26일 핌코의 또 다른 간판으로 명성을 떨치다 지난 1월 갑작스레 핌코를 그만 둔 모하메드 엘 에리언(사진) 전 핌코 CEO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핌코를 그만 둔 이유는 10살 딸의 편지 때문이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에리언은 IMF에서 15년을 일하고 1999년 핌코에 합류해 약 7년간 30억달러 규모의 신흥시장 펀드를 맡아 연 19%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버드대 기금 관리회사인 하버드투자자문 사장으로 잠시 외도를 했다 돌아와 핌코의 공동 투자 책임자로 있으면서 2011년 한 해에만 1억달러나 벌었다. 그런 그에게 10살짜리 딸은 자신의 인생에서 특별했지만 아빠가 너무 바빠 함께 할 수 없었던 22번의 순간들을 모아 적은 편지를 전했다.

에리언은 "딸의 편지는 나에겐 잠을 깨우는 전화와 같았다. 처음 학교 입학한 날, 핼로윈 퍼레이드, 첫 축구경기 그런 것들이었는데 변명할 거리는 충분했다. 하지만 갑자기 내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새벽 4시30분 이전에 출근했던 핌코를 그만뒀고 지금은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 자문을 맡아 일에는 자기 시간의 50%만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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