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연금학회장, '사임의 변' 담은 e메일 보내…

중앙일보

입력

김용하(53) 한국연금학회장(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이 26일 회장직을 사임했다. 김 회장은 학회 회원들에게 '사임의 변'을 담은 e메일을 보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저녁 개최 예정이었던 학회 이사회도 취소됐다.

김 전 회장은 "공무원연금 개혁방안이 학회의 공식 의견으로 보도되면서 학회가 예상하지 못했던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면서 "학회에 본의 아니게 부담을 준 것에 사과하고 연금학회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고 공무원연금제도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공무원 연금개혁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무원 노조 등의 반발을 오히려 감수할 수 있었지만 학회가 흔들리는 모습에 더 충격을 받고 심적 갈등을 겪었다"면서 "다행히 학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이 해명되고, 일련의 오해를 일소할 수 있는 공식적인 해명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몇 개월 전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로부터 공무원연금개혁방안에 대한 자문 의뢰를 받고 개혁안 성안에 참여했으며, 연금학회가 정책토론회를 주최하고 제가 발제하는 방안을 새누리당으로부터 요청받아 (학회) 운영위원회의 추인을 받아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토론회가 발표하기로 한 방안이 연금학회의 방안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학회 내 갈등이 일었다는 것이다.

안전행정부 측은 지난 24일 "이번에 공개된 개혁안은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의 전문가 자문위원을 맡은 연금학회장 등이 만든 방안이며, 연금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새누리당의 안"이라고 밝혔다.

일부 언론은 연금학회에 보험회사 임직원이 회원으로 있는 점을 들어 민간 연금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무원연금 개혁방안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김 전 회장은 "공무원연금개혁 논의의 초점을 희석하고 개혁안을 의도적으로 폄하하기 위해 우리 학회의 명예를 불법적으로 침해한 일부 언론과 공무원노동조합 등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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