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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부터 적용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뭐가 바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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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8학년도부터 모든 고교생은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을 배우게 된다. 이 두 과목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도 새로 포함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통합사회·통합과학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국정화하려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문학 과목 중장기적으로 수능서 제외하고 인문 과목 신설 검토

교육부는 24일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8학년도부터 고교에서 국어·수학·영어·통합사회·통합과학·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이수하면서 진로나 적성에 따라 선택 과목을 공부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선 실과를 SW 기초 소양교육으로 개편하고, 중학교에선 소프트웨어 내용 중심으로 정보 과목을 신설한다. 고교에선 현재 심화선택인 정보 과목을 일반선택 과목으로 바꾼다.

인문학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이론 위주로 가르치는 문학 과목을 중장기적으로 수능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신 고전 읽기, 고전과 윤리, 과학사 등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내용을 새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고교에 인문 과목을 신설하는 것도 검토한다.

예술 및 인성 교육 강화를 위해 국어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연극 교육을 확대한다. 한자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고교 기초 한자 각 900자를 제시하고,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쓰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초등학교 1~2학년은 현재보다 주 1시간씩 수업이 늘어난다. 초 1~2학년은 늘어난 시간에 새로 생기는 ‘안전 생활’ 교과 등을 배운다. 초 3부터 고교생까지는 심폐소생술을 포함해 실생활에 필요한 안전교육 내용을 체육, 기술·가정, 과학, 보건 등 관련 교과에서 배우게 된다.

◇고교에서 문·이과로 나눠 수업받는 양상 안 바뀔 듯

특목고에서 주로 가르치던 심화 과목은 전문교과로 바뀌는데, 일반고에서도 학생 희망과 학교 여건에 따라 이런 과목을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려는 학생을 위해 고3 수능 이후에는 진로 관련 과목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고교에서 문·이과로 구분해 수업을 하는 양상은 새 교육과정이 도입되도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현행 교육과정 지침에도 문·이과를 구분하고 있지 않지만 수능 출제 범위가 다르고 대학에서 문ㆍ이과를 나눠 선발하기 때문에 사실상 구분돼 운영되고 있다. 새 교육과정에 따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수능에서도 수학 과목을 문·이과 구분 없이 아주 어렵게 내거나 아주 쉽게 출제하기는 곤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대학의 선발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고교에서 문ㆍ이과로 구분해 수업을 듣는 방식은 유지될 수 밖에 없다.

◇수능 과목 늘어나 수험생 부담 증가할 듯…수능 비중 줄면 학생부·비교과활동 영향력 커져

2021학년도 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통합사회·통합과학·한국사 등 공통 과목은 모두 포함될 계획이다. 교육부는 문·이과 구분을 심화시키는 수능 체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2021학년도 수능의 골격은 2017년 발표된다. 하지만 현행 수능과 비교해 공통과목이 늘어나는데다 대학 학과에 따라 추가 선택과목을 요구할 수도 있어 수험생의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수능을 사실상 자격고사 수준으로 비중을 낮춘다 하더라도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되지 않는 한 내신과 수능 두가지 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 문ㆍ이과를 구분하고 수능 선택 과목에 따라 점수를 차등해 적용하면 수험생 입장에선 학교 내신 따로, 수능 따로 준비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초6 이하 학생들은 사회와 과학을 동시에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II 과목이 수험생 부담 과중을 고려해 수능에서 제외될 경우 학교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상 교사의 평가, 비교과 활동 등이 대단히 중요해 질 것”이라며 “고급수학 등 특목고에서 배우는 전문교과를 일반고에서 이수했는지 여부가 대입에서 핵심 요소로 부각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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