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방 리프팅 칼럼

중앙일보

입력

정미림 더올림 한의원 대표원장 (대한한방성형학회 학술이사)

 최근 금(金)의 효능에 대한 소문을 듣고 한의원을 찾는 여성들이 늘었다. 뜬금없이 웬 ‘금타령’인가 의아하겠지만 한방에서 치료를 위해 금을 사용한 지는 오래전부터다.
 한의학적으로 금은 오행(五行)의 속성을 다 누르고 조화시킬 수 있는 극(剋)을 가졌다고 표현한다. 천지가 처음으로 물(水)을 내고, 물이 나무(木)를 생기게 하고, 나무가 불(火)을 내고, 불이 흙(土)을 생기게 하며, 흙이 금을 낸다. 이처럼 금은 가장 마지막에 생겨 오행의 기운을 조화시킨다. 게다가 오행의 모든 것을 갖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고, 제련할수록 더욱 옹골차며 강건해져 순전한 양기를 가진 보배 중의 보배로 여겨지고 있다.
 의서를 통해서도 금에 대한 의학적 효능은 전해져 오고 있다. 중국 최초의 약물학 전문 서적인 『신농본초경』에는 ‘금은 제련한 부스러기로 꺼풀처럼 만들어야 약에 쓴다’고 했다. 『동의보감』에서는 ‘금은 오행의 기운을 조화시켜 신체의 기능을 온전하게 한다’고 표현했다.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청심원이나 공진단 같은 환제의 표면에 금을 입혀 약효를 더하는 것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신경안정 효과와 체내 독소를 흡수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금의 속성을 이용해 나온 것이 금실이라 불리는 ‘금사(金絲)’다. 음양의 불균형 상태를 조화시키면서 독소 배출 등에 효과가 있는 금의 성질을 이용해 금을 아주 가는 실 형태로 만들어 몸속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한번 삽입된 금실이 지속적으로 경혈을 자극해 계속해서 침을 맞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30~40년 전만 해도 두통이나 중풍 같은 만성질환에 사용되는 경우가 꽤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혈에 약실을 넣어 질병을 치료하는 ‘매선요법’ 같은 방법이 개발돼 비싼 금사 대신 약실을 사용한다. 수술용 봉합사인 PDO(Polydioxanone)로 대개의 경우 6~10개월 정도면 자연스럽게 녹아 흡수된다.
 최근 들어선 금사가 안티에이징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골드리프팅’이나 ‘금실리프팅’으로 불리는 시술이다. 99.99%의 순금을 PDO에 나노 코팅해 피부 진피층에 그물망 형태로 삽입해 피부 재생능력을 극대화하는 원리다. 금을 통한 미백과 피부 정화작용, PDO가 가진 리프팅 기능을 결합한 것이다. 얼굴에 삽입한 금사는 혈액의 미세순환율을 높여주고 콜라겐 생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주름을 펴주는 효과에 그치지 않고 피부의 자가재생능력을 촉진시켜 탄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또 금사는 진피층을 관통하며 ‘미세 손상’과 ‘자가 회복’의 자극 과정을 일으켜 피부 노화를 막고 탁해진 안색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시술시간이 30분 이내로 짧고 통증도 거의 없다. 일주일 정도 기름진 음식만 피하면 일상 생활이 바로 가능하다. 요즘 강남에서 ‘금 안티에이징’ 열풍이 부는 이유다.

<『LIFE TREND』>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