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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이혼 쉬워지나… 교황, 검토 지시

중앙일보

입력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로 가톨릭 교인의 이혼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논의할 위원회가 꾸려졌다고 20일(현지시간) 바티칸이 발표했다. 결혼의 영구성을 보호하면서도 이혼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번에 구성된 위원회의 임무다. 위원회는 신학자와 변호사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과거 16세기 영국의 헨리 8세는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여왕 캐서린과 이혼을 불허하는 교황에 반발해 영국 성공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가톨릭 교도의 이혼이 교회로부터 인정받기는 상당히 까다롭다. 이 때문에 많은 가톨릭 교인들은 이혼 후 재혼할 경우 교회의 인정을 받지 못해왔다.

이혼 허용 문제를 비롯한 가정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이 내달 6일 바티칸에서는 전세계 주교들이 모이는 시노드(synod·교회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내달 1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적 결혼관을 담은 책이 출판될 것이라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하지만 보수파의 반대도 거세 “변화에 반대하는 사람이 시노드에서 이데올로기 전쟁을 원할 수도 있다”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 독일의 추기경은 우려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혼전 동거를 하고 있는 20쌍의 커플들의 합동결혼을 주례했다. 교황은 이날 “결혼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며 때때로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결국 그것이 삶이다”라고 말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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