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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서 여인납치 게릴라 훈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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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네바2일=연합】유럽과 중남미및 중동지역에서 좌익게릴라들의 국제적 테러활동을 배후 지원해 오고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괴는 최근 수도 평양근처에 서방출신의 젊은 여인들만을 대상으로한 특별게릴라훈련소를 개설, 이들에게 테러·파괴·간첩활동등을 집중교육시키고 있는것으로 서독 디벨트지(9월30일자)가 폭로했다.
디벨트지는 이스라엘첩보기관의 정보를 인용, 서방각지에서 납치된 젊은 여인들이 이특별훈련소에서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미국·유럽인교관으로부터 특수훈련을 받은후 여성이라는 강점을이용, 섹스등을 미끼로 서방에 침투하고 있다고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첩기관이 약1년전 레바논의 마리야욘에서 체포된 간첩 「릴라·할리드」란 25세의 레바논여인을 친이스라엘 레바논 기독교 민병대로부터 인수받았는데 이여인이 신문에서 자신이 평양근교의 여자첩보요원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다면서 이훈련소의 내막을 폭로함으로써 그동안 비밀리에 진행되어온 북괴의 국제적인 테러지원활동이 구체적증거와 함께 드러났다.
디벨트지가 밝힌 「릴라」여인의 평양훈련소 입소경위는 다음과 같다.
『78년초 베일트에 살고있던 「릴라」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 동조하는 한 YMCA에 여자직원으로부터 후한 봉급을 보장할테니 일본석유회사의 비서로 일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이를 수락했다.
그녀는 곧일본인으로 가장한 북괴통상대표부 여자직원의 안내를받아 다른 젊은 여인들과 함께 그리스를 떠나 유고를 경유 체코의 프라하로 비행했다.
일행은 그곳에서 그들의 행선지가 평양이라는 사실을 통고받고 아연실색했으나 이미 빠져나갈 방도는없었다.
일행은 모스크바를 경유, 평양에 도착한후 각자 하인이 딸린 안락한 아파트를 제공받았으며 곧 부근 훈련소에서 세뇌공작을 시작으로 각종 훈련에 들어갔다.
그녀는 미국침투에 대비, 조국을 등지고 북한에서 기술자로 일하고있는 한 미국인으로부터 집중적인 영어훈련을 받았다.
이 훈련소에는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미국·독일·노르웨이·네덜란드·영국인들이 교관을 맡고있었으며 이들은 훈련생들에게 『표적국』의 생활습성과 언어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훈련소측은 그들이 노리고있는 각종 테러·파괴공작의 수행과정에서 여자들이 남자보다 유리하다는 점에 착안, 여자테러리스트들이 여자라는 매력과 섹스등을 이용하여 용이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집중지도했으며 또 『결정적 시기에 대비해 적국에 잠복, 장기간 대기하는』 이른바 소련식 『잠자는 공작원』 훈련을 실시했다.
마침내 「릴라」 여인에게 명령이 떨어졌다.
베이루트에 돌아가 현지 미대사관에 미국에 사는 언니를 방문하겠다고 비자를 신청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국에 들어가서 지시를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용의주도한 계획은 마지막 순간에 차질이 생겼다.
딸의 소식을 몰라 궁금해하던 「릴라」여인의 부모는 일본대사관에 그녀의 행방을 조회해 봤으나 도오꾜(동경)에 있다던 일본석유회사는 있지도 않았으며「릴라」는 일본에 입국한 사실조차 없음이 판명됐다.
그러던 차에 「릴라」가 갑자기 가족들앞에 나타났다.
「릴라」는 결국 마리야욘 주둔 레바논 기독교민병대에 체포되어 이스라엘방첩기관에 넘겨졌다. 이스라엘방첩기관에 의해 밝혀진 그녀의 『전설』은 북괴가 정치적 목적의 국제적 폭력조직에 깊이 개입돼있음을 명백히 입증해 주었다.
스위스경찰에 따르면 북괴에는 현재 10개소의 각종 테러훈련소가 22개국으로부터 차출된 피훈련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게릴라전술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괴는 이같은 다국적 게릴라들을 직접 훈련시키는외에 PLO와 중남미의 과격집단등에 각종무기를 제공, 이들의 테러활동을 지원하고있다. 북괴는 중남미지역 게릴라들에게 1백60만달러 상당을 지원한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의 적군파에 피난처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둘은 남예멘에서도 국제테러기간 요원들을 교육시키고 있으며 70년 암만근처에서 서방합공사여객기 3대를 폭파한 과격 팔레스타인 게릴라단체, PELP의 테러리스트들도 폭파에 필요한 작전기술을 북괴로부터 습득했다.
북괴는 이같이 국제테러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그러한 사실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제 PELP의『글래머·걸』로 불려졌던 「릴라」의 폭로로 그 구체적 증거가 나타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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