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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맞춤 처방] 7. 위험! 올챙이 몸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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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몸무게는 정상이라도 비만으로 판정받는 사람들이 있다. 팔다리는 야위면서 배만 나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저울 눈금만 보고 자신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의 몸속에선 다른 뚱뚱한 사람 못지않게 성인병이 진행되고 있다.

장모(33.남)씨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키와 몸무게만으로는 비만이 아닌데 이미 고지혈증과 지방간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입사 때보다 배만 나왔지 몸무게는 크게 변한 게 없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그는 야근이 잦고, 신체활동량이 적다. 패스트푸드.빵.과자 등 야식을 많이 하는 편이다. 퇴근이 늦어 규칙적인 운동도 포기한 상태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주로 먹는다. 또 큰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회식이 있어 과음하는 날이 주 1회는 된다. 야근이 자주 있다 보니 잠이 부족해 주말에는 늦잠을 잔다.

◆진단:1m74㎝, 69㎏으로 BMI(체질량지수=체중(㎏)/신장(㎡))로 따져 보면 22.8로 정상 체중에 해당됐다. 하지만 허리둘레가 95㎝로 복부비만이었다. 체지방률은 28%(남성은 25% 이상이면 비만)에 달해 근육량이 부족한 저근육형 비만이었다. 식습관 분석 결과 저녁 식사와 야식이 고열량 섭취의 주범이었다. 육류나 중국 음식 등 고열량 식사가 많았다. 따라서 야식을 줄이고 저녁 식사를 저지방.저열량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비만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265㎎/㎗로 고지혈증이었고,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검사 결과 중등도의 지방간이 나타났다. 복부를 컴퓨터단층촬영(CT)한 결과 피하지방.내장지방이 모두 과다한 반면 근육량은 매우 적은 저근육형 비만이었다. 키.체중으로 보면 정상이지만 실제로는 병적 비만으로 분류됐다.

◆결과:2개월간 치료를 한 결과 체중은 2㎏ 정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체지방률은 21%로 현저히 줄었고 대신 근육량이 증가했다. 허리둘레도 87㎝로 감소해 복부비만에서 벗어났고, 혈액검사상 고지혈증과 지방간이 모두 자연 치유됐다.

◆처방=체중 조절을 위해 야근 때 먹는 패스트푸드, 빵, 과자를 먹지 않도록 했고, 저녁 식사는 백반 위주로 원칙을 정했다. 회식 때는 식사·안주량을 최소화 하도록 교육했다. 아울러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평소 육류와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을 제한했다. 섭취 열량은 하루 1500㎉로 처방했다.

저근육으로 생기는 기초대사량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근 후 아령 운동과 맨손체조·스트레칭을, 주말에는 수영을 권했다. 부족한 운동량을 해결하기 위해 만보계를 구입, 출퇴근 및 점심시간을 이용해 1만보 이상 걷도록 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비만체형교정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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