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갓난애 헐값에 사들여 구미에 7백명 밀수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콜롬비아서 밀매조직 적발>
코피나 철광석같은 1차산품을 주로 수출하고 있는 일부 남미국가에서 어린이를 유괴하거나 신생아를 부모로부터 헐값에 사들여 미국이나 유럽으로 밀수출해온 사건이 드러났다. 남미 콜롬비아 경찰당국은 최근 변호사가 주동이된 국제어린이 밀매조직을 적발했다.
보고타의 변호사 「로베르토.바스케스」(43)는 콜롬비아에서 5백~6백명, 페루에서 1백여명의 어린이들을 해외로 밀매한 혐의로 구속되었고, 이웃 에콰도르에서는 당국이 1백건이상의 수상스런 해외입양을 파헤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 적발된 범죄조직에는 3명의 소년 재판소판사, 6명의 공증인, 산부인과병원의 간호원들, 정부기관의 가정복지국 공무원들과 스페인 주재 콜롬비아 영사등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페루에선 국제지진구호단체의 공무원이 고발됐고 에콰도르에서는 아동법원장이 체포됐다.
간호원들이 산모에게 사산됐다고 거짓말을한 뒤 신생아들을 이들조직에 넘기기도 했고, 가난한 농부의 아내들로부터 아기를 사거나 유괴한 경우도 있었으며 이따금 조직원이 홍등가를 찾아가서 임신한 윤락여성들에게 아기를 낳은후 팔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범죄조직이 양부모들로부터 받는 아기의 몸값은 1만달러에서 1만5천달러 정도이며 해외의 양부모들은 이들 범죄조직의 만행을 전혀 몰랐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구속된 「바스케스」변호사는 4년전부터 어린이의 인신매매사업에 뛰어들어 이제까지 7백만달러를 번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은 주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와 스웨덴의 양부모에게 팔려갔다.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이 콜롬비아에는 많이 있지만 정식절차를 거치면 2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에 2~5일만에 아기를 건네주는 「바스케스」가 외국인 양부모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바스케스」사건의 증인으로 예정된 「글다디스.아수에로」양(19)은 어느날 만삭의 몸으로 콜롬비아 아동복지연구소에 도움을 청했다. 연구소의 직원 한사람이 그녀를 「바스케스」에게 소개했고 「바스케스」는 그녀에게 아기 몸값으로 8백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하며 자기집에 머물도록 했다.
그 뒤 그녀가 아기를 낳은 뒤 도저히 아기를 줄수 없다고 하자 「바스케스」의 부하가 강제로 아기를 데려갔고 그후 그녀는 아기를 영영 볼수 없었다. 그녀가 받은 돈은 집으로 돌아갈 버스값 정도의 3달러가 고작이었다.
한 당국자는 콜롬비아에서 태어나는 하루 2천명의 신생아중 약6백명이 사생아이며 이들은 길거리나 병원, 학교등지에 유기되고 있다고 말하고 이제 입양아는 이제는 장사로 변했다고 말한다.
페소화로 적은 금액이 지불되는 국내입양보다 1만달러나 선뜻 내놓는 유럽의 양부모들에게 입양시키고자 이들 범죄조직은 날뛰고 있다.<정봉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