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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회장이 한달에 번돈 3억4천만원꼴|지난해 종합소득 랭킹으로본 재계판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하루에 1천1백46만9천8백원, 한달동안 3억4천8백87만원.
대한항공의 조중훈회장이 작년 1년동안에 번 돈은 월평균50만원짜리 봉급자 6백98명분과 맞먹는다.
우리나라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사람의 소득규모는 이렇게 엄청나다.
그러나 그가 낸 세금(종합소득세)은 소득의 꼭 절반을 약간 넘는 21억6천37만원이나돼 50만원공급자 4천여명분을 혼자서 낸 셈이다.
조회장의 작년도 소득은 78년이다 79년도의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에 비하면 훨씬 적다.
정회장은 78년도에 무려 백59억4천1백만원, 79년에 1백56억9천9백만원을 벌어 1위라도 가마득히 높은 1위를 차지했었다.
이번에 1위 순위가 바뀐 것은 조회장이 갑자기 많이 벌어서가 아니라 정회장의 소득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속3년간 년간 1백억원대를 벌어 최고소득자의 1위를 견지했던 정주영회장이 2위로 물러섰다는 것이 지난5월 종합소득신고의 빅뉴스.
정회장 자신뿐아니라, 78,79년 계속해서 5위내에서 4자리를 차지했던 정씨 일가가 이번에는 5위권까지는 정회장뿐이고 5째아들 몽헌씨가 6위, 둘째아들 몽구씨가 19위, 동생세영씨(현대자동차사장)가 18위, 그리고 정상영 금강사장이 16위를 차지했을뿐 전체적으로 전년보다 적게 벌었다.
그러나 20위권에 일가5명이 끼여있다는 것은 『현대』의 건재를 증명 한 것이다.
현대의 성주가 작년에 돈을 적게번 것은 중동건설의 수익하락이 주인이다.
조중훈한진회장은 60년대후반 월남특수를 타고 급부상한 이래 68,70년에 1위를 마크했던 기록을 비롯해서 79년에 2위, 그리고 80년도에 다시 1위를 정복, 저력을 과시했다.
방대한 항공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위세를 반영하는 것이다.
3위,4위를 차지한 최준문 동아그룹회장과 최원석 동아건설회장은 부자간.
건설사업을 바탕으로해서 동아그룹이 착실하게 성장했음을 말해준다.
최회장 부자는 79년도에는 아버지가 10위, 아들이 9위를 차지했었는데 이번에 순위가 급상승하면서 서열도 바뀌었다.
그러나 그들이 번 소득은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다.
67위에서 일약 5위로 뛰어오른 한양건설의 김전환사장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 새로운 재계스타로 데뷔하는 것일까.
8위의 유한열씨는 이색적인 케이스.
그의 올림포스전자가 다른 사람손에 넘어갔을 정도로 비운이 겹쳤던 해인데 종합소득이 이처럼 많아진 것은 회사정리에 따른 귀속소득을 평가, 과세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79년데 30위, 작년에 12위를 한 윤덕주 호남정유회장은 고 서정귀회장의 부인. 올해는 불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지만 정유업의 성세를 말해준다.
일찍이 재성을 쌓은 삼성그룹은 이병철회장이 전년의 16위에서 20위, 아들 이건희 부회장이 20위에서 11위로 올랐다.
78,79년 계속해서 20위권에 있었던 김우중대우그룹회장, 양정모국제 그룹회장이 20위권밖으로 밀려난 것도 눈에 띄는 일인데 사업상의 위축이 아니라 배당을 적게 받은 케이스로 봐야한다.
상위10위권 안에는 건설회사 사장 또는 회장이 8명.
여전히 중공건설시장이 달러박스인 것이다.
70년초를 주름잡았던 강석진씨(동명목재)는 아예 탈락했고 이상정씨(원풍산업.70년도 4위) 단사천씨(한국제지.70년도 7위)등의 이름을 다시 고소득자랭킹에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세월따라 재계의 별도 변하는 것일까. 창업과 수성을 같이하기는 역시 어려운가보다.<이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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