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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엔 혹한없다|지금까지의 통계·기상패턴을 분석해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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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독한 엄동이 계속될 것인가.
일기는 변화무쌍한 대기의 변화를 따르는 것이므로 3∼4개월뒤의 날씨를 예보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동안의 경험이나 어느 정도의 상관성이 입증된 태양흑점활동주기등으로 추정하는 정도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금년의 겨울날씨는 지난해와 같은 강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많은 강설량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통계치와 분석자료·기상패턴등을 통해 금년 겨울날씨를 점쳐본다. 우리나라의 겨울날씨는 보통 몽고와 바어칼호 부근에 중심을 둔 한랭한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고 있다.
이 고기압이 장시간 강세를 보이면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한파가 몰아친다.
반면 중국동북지방에서 발달한 이동성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자주 통과하게되면 이상난동 현상을 보이게 된다.
80년12월과 81년1월의 한파가 바로 한랭한 대륙성 고기압이 세력을 떨쳤기 때문이다. 이 고기압의 세력이 해마다 변하는 현상은 거의 예측하기 힘든데 지금까지는 북극에 중심을 둔 북반구의 거대한 공기덩어리의 움직임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기덩어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압이 5백밀리바가 되는 고층 천기도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 데이더가 너무도 방대해 대형 컴퓨터의 도움없이는 분석이 불가능할 정도다. 장기예보에는 북극에 중심을둔 이 공기덩어리의 움직임을 연구하는것이 아주 중요하다. 컴퓨터시설이 없는 우리로서는 그만큼 한달이상의 장기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질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 70년간의 통계치를 보면 우리나라는 뚜렷한 22년의 기온 주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겨울기온을 대표하는 1월의 기온이 주기성이 뚜렷하다. 지난 76년 서울대 김성삼교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75년을 고비로 하강주기에 접어들고 있다. 75년 전후가 22년주기의 극대치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따라 김교수는 80년대는 현저한 겨울의 기상하강이 빈번하여 이상한파의 내습이 잦을 것으로 예측했었다. 실제로 겨울기온은 76년부터 하강추세를 나타내 금년1월에 평균기온이 영하7.1도로 예년보다 2.2도나 낮았으며 80년12월의 경우는 평균 영하3.8도로 예년보다 2.6도가 낮았다. 77년1월에도 영하6.7도로 예년보다 1.8도 낮았다. 특히 지난해 겨울의 한파는 이상기상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부산대 문승의교수가 분석한 태양흑점활등과 겨울기온과의 관계를 보면 흑점수 최소년의 3년후에 저온현상이왔고 최다년의 2년후에는 상승경향이 현저하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흑점활동의 극소점과 극대점의 전후에서는 이상기상이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져왔다.
태양흑점의 극소점은 지난76년이었으며 극대점은 79년말이었다. 금년은 극대점의 2년째되는 해로 지난 60년간의 통계로 겨울기온이 상승추세에 있는 해로 볼 수 있다.
기온주기와 태양흑점면에서 볼때 금년 우리나라의 겨울기온은 지난해와같은 지속적 한파는 예상되지 않으며, 예년 날씨에 근접하는, 또는 예년에 비해 약간 추운 정도의 전형적인 겨울날씨가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 장기예보의 한 방법인 유사연도비교법에 따라 날씨는 예측할수도 있다.
일본은 매년 유사연도를 연초에 발표하는데 금년의 날시는 69년과 79년의 날씨와 비슷하다고 했으며 9월의 장기예보에서는 상당히 추운 겨울이될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유사연도를 중앙관상대에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나타나 믿을만한 것은 못되고 있다. 관상대 예보국장 김광식씨는 『69년과 79년과의 날씨를 금년과 대조시켜 비교해 보았으나 상관관계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실례로 금년 2월이 영하1.4도였으나 76년은 영상2.8도였다.
이에 반해 77년은 상당히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1월에 똑같이 영하7.1도(81년), 6.7도로 한파가 몰아쳤고 3, 4월에 똑같이 이상고온을 나타냈다.
3, 4월의 예년 평균기온이 각각 3.6도, 10.5도에 비해 81년에는 5.7도, 11.9도로 높았으며, 77년에도 5.4도, 12.5도로 예년보다 1∼2도가 높아 81년과 비슷했다. 81년과 77넌은 7∼8월의 기온도 상당히 흡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7월은 금년평균이 25.4도(평균 24.5도)에 반해 76년은 23.1도였으나 77년은 26.0도였고, 8월도 올해가 24.5도, 76년은 23.7도, 77년은 24.6도로 금년여름은 77넌 기온과 거의 비슷했다.
이러한 유사성에따라 77년도의 겨울날씨를 보면 12월초에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렸으며 78년1월에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었으며 영동지방에 폭설이있었다.
따라서 유사연도 비교법에 의한 분석을 해보아도 올겨울에 혹한이 있을 특별한 이유가 없으며, 그대신 많은눈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겨울강수와 태양흑점활동과의 관계는 최다년의 l년후에 다우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최다년 2년후에는 약간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겨울은 예년보다는 조금 많은 강설량에 부분적인 폭설이 에견되기도 한다.
최근들어 날씨예보는 도시발달에 따른 독특한 도시기상의 출현으로 예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데 김성삼교수는 『최근들어 기상주기가 상당히 불규칙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바있다.[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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