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반레이건전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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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외부의 적이나 국익을 위해서는 과감하게 공동보조를 취하고있는 미국민주당과 공화당은 82년의 중간선거와 84년의 총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80년 총선거에서 공화당에 패배했던 민주당은 84년 총선거를 위해 당내결속을 다지면서 그 전초전으로 1년뒤의 중간선거를 겨냥하여 전국적으로 「반레이건」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반레이건」운동은 「레이건」공화당행정부의 정책이 저소득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이란점을 부각시키려는 것. 특히 사회복지정책의 개혁으로 당장 피해를 보고있는 흑인·여성·농민·노조·노인·중소기업주등이 반대전선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골수 민주당원이거나, 80년 총선거에서 「레이건」을 지지했다가 벌써부터 실망한 일부 국민, 그리고 공화당후보로 뛰었다가 낙선한 사람들이다.
지난9월19일 워싱턴시내에서 26만여명이 참가해 시위를 벌였던 노조측이 「반레이건」운동의 선두를 이루고 있다. 전국산별노조(AFL·CIO)는 중립전통을 깨고 올해안에 민주당을 위해 1백만달러모금을 벌이기로 했다. 미국최대의 압력단체가운데 하나인 전국노조가 「레이건」에게 등을 돌린다면 큰 타격이 될것이 분명하지만 「레이건」의 정치력이 그런 사태를 방관할 것같지도 않다.
저소득 흑인들도 「레이건」의 정책에 불평이 많다. 사회복지예산의 축소로 놀고먹는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흑인들은 80년 총선에서 「레이건」에게 10%의 표밖에 주지않았다.
민권운동지도자들과 노조간부들은 10월16일부터 18일까지 디트로이트에서 「전국민회의」를 열어 「레이건」의 정책에 항의하기위한 전국적인 파업문제를 논의했다.
「레이건」은 지난번 선거에서 여성표를 얻는데 애를 먹었다. 더구나 「레이건」이 남녀평등권헌법 수정에 반대하고, 또 대소강경정책추구로 여성들사이에는 미국이 전쟁에 말려들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두드러져 여성인기가 줄어들고 있다.
중서부 곡창지대의 농민들은 「레이건」의 고금리정책과 저곡가 정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항의한다. 사회보장 혜택이 줄어든 노인들도 휠체어를 타고 반「레이건」 데모에 참가하고 있다.
또 전통적으로 공화당 표밭이었던 중소기업주들은 고금리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고 주장하고 얼마나더 기다려야 할거냐고 압력을 넣고있다.
민주당측은 이런 분위기를 놓칠세라 지난9월말에 아이오와주의 데모인에서 정책회의를 소집하여 82년 중간선거에 대비한 전략을 짰고,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는 하원은 물론, 일부 주지사·시장들도 공화당공격의 고삐를 바짝 잡아당기고 있다. 하지만 「레이건」의 인기는 여전히 상승세여서 그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날로 요란해지는 비판속에 출범 8개월이 지난 「레이건」정부는 82년에 들어가서야 본격적인 중간선거대책을 강구할 전망이다.<김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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