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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값...다 충족시켜야하니|연료정책의 사령탑 박봉환동자부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연료당국인 동력자원부는 9월하순부터 밤낮의 구별이 없다. 저질연탄대책이 근본적으로재검토되고 있다.
보다 싼값으로 보다 많은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연료행정의 고민이다.
국회에대한 저질연탄 특별대책 보고를위해 며칠동안 밤을새운 박봉환동력자원부장관은 20일 아침8시에 출근, 월동기연료대책을 관계실·국장과 합의하고 있다.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박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다 이야기했는데 또 무어 이야기할게 있겠느냐며 주저한다.
『이번 저질탄사건과 관련해서 그동안의 보도에 상당한 유감이 있습니다. 저로선 저질탄의문제점을 파악해서 그실상을 여러사람들에게 설명하려 했지만 아무도 들으려 하지않고 비난만 하더군요』웃으면서 말했지만 뼈가 들어있다.
사건자체에 대해서 박장관은 국민에게 변명할 것이 없으며 오직 죄송할 뿐이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자신의 답답하고 괴로운 심정을 알아달라고 하소연한다.
서민생활을 걱정하는 것은 언론이나 국회의원뿐만 아닙니다. 정부는 더 고민스럽습니다. 나름대로의 정책의지와 목표를갖고 실천해 나가고 있으며 단지 실천할수 있는 것만을 이야기할수 있다는데 당국자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연탄문제에 대한 단편적인 문제들이 눈덩어리처럼 되어 여론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도 있었읍니다.
박장관은 어떻든 하루 2장 갈이 할수있는 좋은연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정책을 수행하겠다며 『두고 봅시다』고 다짐한다.
『저질연탄은 값으로는 해결 안됩니다. 내년에는 기필코 수입석탄을 20%정도까지 혼합할수 있도록해 g당 열량을 4천6백칼로리로 울려놓겠읍니다『
그러면 수입탄 혼합비율이 높아 연탄 값 인상폭이 커지지않겠느냐고 묻자 박장관은 또 지업적인 문제로 들어간다고 웃으면서 기자를 나무란다.
『어디 칼로 무우 베듯이 연탄이 해결됩니까. 좀 넓게 생각해 봅시다. 지금은 연탄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오는85년에는 LNG(액화천연가스)가 가정연료로 이용됨으로써 연탄대체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LNG시대의 진입은 연탄의 질곡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장관은 연탄질이 나빠짐으로써 주부의 불편을 막는 것이 정책과제이지만 또 물량부족없이 싼값으르 공급해야 하는 문제도 소홀히 할수없기 때문에 연탄행정이 매우 어렵다고 거듭 말한다. 목이 타는 듯 물을 거듭 마신다.
가정주부들이 60년대초 우리가 못살때도 2장만 갈아넣고 살았는뎨 2천달러 국민소득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하루3∼4장을 갈아넣는 생활이 무슨 복지냐고 뷸평하더군요.
『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수준이 향상됨에따라 가정생활의 편의욕구도 향상되어 나가 겠지요.
그래서 하루 2장갈이용 4천6백칼로리 연탄을 만들겠다는 것 아닙니까. 일부사람들은 우리의 채탄여건이나 업계사정으로 보아 기준열량을 4천2백으로 낮추어 현실화하면 문제없을 것이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러나 지금의 생활환경에서 하루 3∼4장 갈아넣어야 하는것을 제도화했을 때 국민여론 특히 주부들이 용납을 하겠읍니까? 영혼이 깃들지않은 현실타협적인 안이한 행정은 하지않겠읍니다. 정책의지가 깃든 행정을 하겠읍니다.』
-시영연탄공장을 차리겠다는데….
『연탄공장이 폭리의 소굴로 되어있는 인상을 없애고 좋은 연탄을 찍어내는 표본공장을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품질검사기능을 높이고 수급조절기능도 부여해서 석탄이 남아돌 때 저탄하고 모자랄 때 풀어놓는 것 말입니다.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서울시에 우선 시영공장을 설치해보고 이것이 성공하면 각 시·도에 점차 확대실시해나가겠읍니다.』
박장관은 탄질개선대책을 일층 추진해나가면서 석유정책면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공해없는 쾌적한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저유황유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길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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