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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금싸라기 땅 내일 새주인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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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새 주인이 18일 결정된다. 이곳은 코엑스 맞은편에 있는 축구장 12개 크기(7만9342㎡)의 땅이다. 서울시의 국제교류업무지구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불린다.

 한전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입찰을 마감한 뒤 다음날인 18일 오전 10시 낙찰자를 발표한다. 가장 높은 값을 써낸 후보가 낙찰자로 선정돼 계약 절차를 밟는다. 다만 경쟁입찰이기 때문에 입찰 후보가 한 곳 뿐이거나 최고가격이 한전이 내부적으로 정한 입찰하한가에 못 미치면 유찰된다.

 매각 가격은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입찰하한가를 감정가(3조3346억원)보다 높게 정해서다. 감정가에는 주변 시세와 서울시 개발계획이 반영돼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개발 프리미엄을 감정가격에 얹어 입찰하한가를 정했다”고 말했다.

 인수전은 국내 재계 1~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가격이 6조원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17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현대차 단독으로 입찰할지, 계열사 공동으로 입찰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그룹 관계자는 “누구보다 오랫동안 준비했고 의지도 강력하다”며 “그룹 위상에 걸맞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막판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17일 오후가 되면 명확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이 다크호스라는 얘기도 있다.

 물론 누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한전 부지의 개발가치를 끌어올리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수자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승자의 저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우선 서울시의 국제교류업무지구 개발계획이 확정돼야 땅값이 오른다. 이 계획에는 3종 주거지역인 한전 부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용도 변경이 되더라도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 인수자는 땅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세종=이태경 기자,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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