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엇갈리는 국교 영어회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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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교부는 14일 내년부터 국민학교의 여건에따라 1주2시간씩의 특별활동시간을 이용, 4학년이상 어린이들에게 간단한 영어회화교육을 할수있도록하되 영어회화 특별활동연구학교를 전국13개시·도교위별로 1개교씩 지정, 운영키로했다.
이는 현재의 교사수준이나 교실여건상 자칫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많을것을 우려, 내년에 우선연구학교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기 위한 것이다.
문교부당국자는 이번 국교어린이에 대한 영어조기교육방침에대해『산 영어교육을 위해서는 국민학교때부터 영어를 가르치는것이 바람직하나 저학년에 대해서는 영어조기교육이 너무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여 4학년이상에 한해 이를 실시트록한것』이라고 밝혔다.
그리나 국교 영어조기교육에 대해서는 아직도 찬·반이 크게 엇갈린채결론이 내려지지않은 상태에 있고, 여건이 허용되는 학교에 한해 실시토록 함으로써 도회지 국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골국교에서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기회가 균등해야하는 의무교육이내용면에서 상당한 차등을 가져와 학부모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경기국교의경우>
현재국민학교중영어회화교육을 하고있는곳은 서울경기국민학교 (교장 강희준)가 유일하다.
78년부터 영어조기교육을 위해 회화테이프 녹음기를 이용, 교육하고있는 이학교는 3학년이상아동 16학급 9백60명을 대상으로 학년마다 교재수준을 달리해 교육시키고 있다.
교육시간은 점심시간을 줄여 하루에 15분씩 낮12시20분부터 12시35분까지.
영어에 자신있는 교사들이 시중에서 팔고있는 회화테이프를 구입, 영어노래와 단어·문장등을 섞어 각 학년의 정도에 맞춰 편집해 교재로 사용한다.
아동들은 교사가 틀어주는 테이프를 듣고 직접 발음을 해가며 영어를 귀에 익히게되는데 교재 내용은 1주일을 단위로 바꿔주고있다.
교사들은 녹음상태가 좋지않거나 아동들의 발음이 틀릴때 지적해주고 되풀이시키지만 학급당 인원이 60명씩이나 돼 충분한 교육효과를 올리지못한다며 안타까와하고있다.
교감 곽영헌씨는『그동안의 교육효과를 측정해보지 못해 어느정도 효과를 봤는지는 모르지만 아동들이 외국어를 배운다는데 관심을 보인다는것은 수업태도에서 알수있다』며 『점심시간을 줄였는데도 아동들이 영어회화시간만되면 조용해지고 진지해진다』고 했다.
곽교감은 그동안 영어회화교육을 실시하면서 가장 어려운점은 영어회화를 지도할수있는 지도교사가 없고 학급당 아동수가 너무 많은점이라고했다.
교사들이 영어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아동들의 잘못된 발음을 교정해줄 능력이없고 아동수가많다보니 1대1의 교육이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언어실의 확보도 교육효과를 높일수있는 시설이지만 현재의 학교예산으로는 생각도 못할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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