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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고도화에의 도전|5차5개년계획에 비친 청사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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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0년대 전자공업에서 첨단기술의 정체는 반도체(IC집적회로)다. 반도체는 「마법의 돌」「제2의 석유」라고까지 불려지고 있다. 반도체가 개발될수록 전자공업의 영역은 무한히 넓어진다. 때문에 반도체기술의 우열이 그 나라 공업의 부심을 좌우하며 그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반도체의 용도는 실로 무한하다. 시계·카메라·전자제품·공작기계·자동차·항공기· 컴퓨터·미사일·장난감·인공위성에까지 반도체 없이는 현대공업이 불가능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도체란 4방 5㎜의 자그마한 규소판에 불과하지만 여기엔 수백개로부터 수십만개에 이르는 복잡한 회로가 집적되어 다양한 기능을 한다. 반도체는 간단한 IC(집적회로)에서부터 LSI(대형집적회로), VLSI (초대형집적회로), 더 나아가 우주용신개발품 VHS-IC(초고속IC)로 눈부신 발전을 하고있다. 성냥갑 크기의 반도체가 옛날 집채만한 크기의 진공관회로 일을 거뜬히 하기 때문에 전자제품의 저밀화·경량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35년전 30t무게에 90만달러가 소요되던 전자계산기가 이젠 소형수첩정도로 작아져 10달러에 살 수 있는 것도 모두 반도체 덕분이다. 또 반도체는 자동차·시계·카메라 등 현대공업치고 안들어가는데가 없으며 모든 생산설비의 자동화·생력화·품질향상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일본이 자동차·시계·카메라에서 세계를 석권한데는 반도체의 역할이 컸다. IC는 그 동안도 혁명에 가까운 기술혁신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더 빠른 속도의 기술혁신이 예상된다. 반도체개발엔 돈이 많이 들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정부지원 및 주도아래 이뤄지고 있다. 또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꺼려 기술도입도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은 VHS-IC를 국방성주관으로 80년에 개발을 시작, 86년까지 완료예정으로 있으며 일본은 5개년계획으로 VLSI개발을 완료했다. 일본의 경우는 개발기술의 응용문제만 남았다. 서독은 82년까지, VLSI의 개발을 완료예정이며 프랑스·영국·이탈리아 역시 83년까지는 일본수준을 목표로 개발중이다. 선진국들이 IC개발전쟁을 치르는 것은 IC산업자체가 성장산업이고 모든 공산품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IC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항공·우주기술·병기시스템 등 군사적 기술도 IC기술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자동차·카메라 등에선 반도체의 기능을 응용한 전자기기가 원가의 30∼50%를 정하게 되었으며 모든 기계의 승부는 반도체가 가름하게 되었다. 7O년대 연평균 18%의 초고속성장을 해온 IC산업은 오는1990년에는 세계시장이 1천억달러 규모로 전문기관은 추정하고 있다. 올해 IC생산계획액이 미국은 80억달러, 일본은 34억달러, 서독은 14억달러, 프랑스는 6억달러, 영국은 8억8천만달러 규모다. 79년 세계IC총생산액은 80억달러정도. 전세계 IC생산을 미국이 69%,일본이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유럽 몇 나라가 나누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이제 시작단계. 반도체공장이 23개 있으나 20개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수입부품용 조립하는 공장이며 반도체부품을 만드는 공장은 삼성전자(삼성반도체를 흡수)·금성반도체·한국전자 등 3개 공장뿐이다. 반도체부품의 60%를 수입 해다 쓰고 있다. 삼성전자·금성사 등은 IC의 가장 기초소재인 웨이퍼를 가공, 생산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67년 아남산업이 수입반도체부품을 조립하면서부터 첫발을 내디뎠다. 이제는 생활용품에 들어갈 간단한 IC정도를 생산, 내수에 충당하는 단계이고 삼성전자에선 손목시계용 IC를 만들고 있다. 전문기관은 오는 85년 반도체의 내수규모를 1천억원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기술을 익혀가면서 IC의 설계·제조기술에 이르기까지 고유제품을 생산키로 하고 오는 86년까지는 단순 조립이 아닌 lC원료 가공공장을 3개정도 더 늘릴 계획이다. 한국은 반도체 주원료인 실리콘 제조용 규소가 무진장한 잇점이 있다. 대한전선 등 전자회사들이 추가로 반도체산업에 진출을 서두르고 있으며 삼척산업은 미국몬산토사와 합작을 완료, 세계적 실리콘공장을 추진중이다. 삼척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실리콘공장은 82년부터 투자를 개시, 83년까지 8백만달러를 들여 공장을 완공하면 트랜지스터 1만∼3만개를 담을 수 있는 4인치짜리 실리콘을 연간 50만장 생산할 수 있게 된다. 76년 이후 일본 반도체산업의 성장률은 연평균 14%로 전자공업 11%, 기계공업 8·9%, 화학공업6·8%, 자동차공업 5·9%를 크게 앞질렀다. 이 때문에 업계의 투자가 활발했다. 한국에도 정부의 전자공업육성방안을 계기로 반도체산업 붐이 기대된다. 반도체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으나 정부·업계의 손뼉이 어떻게 마주칠지가 과제다. 선진공업국에서는 예외없이 정부보조가 반도체산업발전의 지렛대가 됐으며, 대만은 기술을 정부주도로 도입하고 업체는 생산을 전담하는 개발체제를 택하고 있다. <김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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