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마현장의 재기의 구슬땀|애그니스 폭우가 할퀸 영호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영·호남임시취재반】태풍 애그니스가 휩쓸고 간 수해현장에 자력복구의 의지가 넘치고 있다. 3일 하오부터 전남과 제주에서 비가 멎고, 경남 남해안 지방에도 빗줄기가 뜸해지면서 곳곳에 괴었던 흙탕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수재민들은 삽과 괭이들을 들고 나와 부서진 집과 농경지를 정리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예비군·민방위대원·공무원·학생들도 총동원 돼 이들을 도움으로써 긴급 복구는 대부분 4일 중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삽시간에 수중도시로 변해 물난리를 겪었던 목포∼장흥지역 주민들은 물이 빠지기가 무섭게 젖은 가재도구를 챙기고 집안에 쌓인 황토 흙을 씻어냈다. 농민들은 물에 잠겼던 벼 포기들을 한 포기 한 포기 일으켜 세우고 대야에 물을 떠다 이삭을 씻어주며 풍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았다.

<전남>
순천지방 철도청은 이날 하오 3시 목포∼광주간 호남선철도를 개통시킨 데 이어 이번 폭우로 붕괴 또는 유실된 전라선 12개소와 경전선 선로1·2km의 복구작업을 펴고있다.
전남체신청도 관내 기술진 3백여 명을 총동원, 고흥·해남·곡성·화순 등 전화불통지역의 회선복구를 서두르고 있는데 교환대에 물이 차 복구작업이 불가능한 고흥· 벌교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4일 상오까지 모두 복구시킬 것을 목표로 철야작업을 펴고있다.

<전북>
벼 l천5백ha의 도복 피해를 본 곡창 김제군 주민들은 마을마다 남녀노소가 논에 나와 벼를 일으켜 세우고 몇 포기씩 새끼로 묶은 뒤 군에서 무상공급 해준 농약을 살포했다.
정읍군소성면등계리에서는 민방위대원 1백30명, 부녀회원 50명, 학생 30명 등 주민2백10명이 공동작업을 펴 이날 하루 도복피해를 본 벼 3ha를 묶어 세웠다.

<경남>
경남 재해 대책 본부는 3일 재해 대책과 수해 복구를 위해 5억4천5백21만8천 원의 재해 대책비를 피해지구에 긴급 방출하고 쌀29t· 보리쌀29t· 천막 6백65장· 담요 8천5백40장· 의류 4천여 점을 수해지구에 긴급수송, 이재민들에게 지급했다.
도 대책본부는 피해가 심하지 않은 곳은 1차로 인명·재산보호에 역점을 두도록 지시하고 수해 피해가 가장 심한 하동군에 민방위대윈·예비군·지역주민 등 9천9백 명을 동원하여 불도저 6대, 트레이더 9대 등 중장비 42대와 가마니 1만장으로 파괴된 도로·교량·통신의 응급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한편 부산지방 철도청은 부산· 진주· 대구· 삼랑진 등 4개 보선사무소 선로반 3백 명 등 5백 명으로 긴급 복구 반을 편성해 절도차령 40량· 포크레인· 페이로더· 침목 1천개 등을 동원, 마산∼하동간 경전선 24개소와 마산∼진주간4개소 선로보수 공사를 펴고있다.

<경북>
도내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려 큰 피해를 본 고령군은 하천제방의 복구에 군인· 공무원· 주민 등 6백여 명을 투입했고 성주군은 5가구의 농가와 60여 정보의 벼논을 침수시킨 이천 둑 유실부분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3O일 산사태와 축대가 무너지는 바람에 8명의 사상자룰 낸 대구시 북구 침산1,3동 주민 1백여 명은 공무원· 예비군의 협조로 석축을 쌓았으며 대구시 서구 성서 공업지역 내 금호섬유 등 46개 공장은 달서천의 범람으로 침수되자 전 직원이 동원돼 제품을 옮기고 둑을 높이는 작업을 벌였다.

<부산>
복구반은 유실된 영도구 남항동 3가 해안도로 50만에 모래가마니 2천4백장과 포크레인 1대를 동원해 응급복구를 했으며 파도에 유실된 후 계속 허물어져 내리는 서구 남부민동 앞 호안 도로 2백50m에도 모래가마니와 중장비를 동원해 호안 벽을 응급 축조했다.

<제주>
북제주군 구좌읍 평대리 주민 3백여 명은 경운기· 리어카 등 50여대의 장비를 동원, 유실된 마을앞길 2백여m를 보수했고 남제주군 남원면의귀리 주민 1백80명도 트럭2대와 경운기 등을 동원,1백m의 마을앞길을 정비했다.
북제주군 조천면 신촌리 신촌국교 학부형 2백여 명은 이날 상오 무너진 학교 담벽 1백m를 고쳐 쌓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