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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한은부산지점 꼴 될 뻔했다"-보사부, 노년복지자조회 사건에 안도의 한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수사발표문 온종일 낭독연습>
○…서울 원효로1가 여갑부 윤경화씨(71) 피살사건의 수사본부장인 이상석 용산 경찰서장은 지난17일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하루종일 집무실에서 발표문 낭독연습을 했다는 후문.
수사본부는 발표예정시간을 이날 상오9시30분으로 사전에 예고했으나 수사종결의 열쇠였던 피의자 고숙종씨(46)원피스의 혈흔감식결과가 늦게 통보되자 예정보다 8시간30분이 늦은 하오6시에 겨우 발표.
이 서장은 아침부터 발표예고를 듣고 몰려든 50여명의 보도진들이 경찰서 현관과 청사 안에서 서성거리는 등 예상외로 많은 보도진이 몰려들자 발표문에 신경을 쓴 나머지 저녁때까지 종일 서장실에서 발표문 읽기 연습에 몰두했다는 것.

<"아부 안해 화를 면하게 된 셈">
○…보사부는 최근 경찰수사로 전모가 드러난 대한노년복지자조회 사기사건과 관련,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고 안도의 한숨.
관계자들은 노년복지자조회측이 사업계획을 내밀때 터무니없다고 판단, 냉담했기에 망정이지 고위층의 4촌 운운하는 그 사람들의 은근한 압력에 덩달아 친걸(?)을 베풀었었다면 꼼짝없이 『한은부산지점장 골이 될 뻔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한 관계자는 『아부할 줄 몰라 손해보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런 경우는 화를 면하게된 셈』이라면서 『역시 정도가 제일임을 새삼 실감했다』고.

<"왜 서울시만 유독 화살 받나">
○…서울시청은 한신공영아파트허가와 관련, 수회혐의로 간부직원 4명이 구속되고 제2부시장까지 사직하자 매우 침통한 분위기.
결재서류를 들고 부산하게 복도를 오가던 직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게 줄었고 늘 국장 방에 줄지어 앉아있던 면회인들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직원들은 『이같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시민들이 서울시공무원들 모두 죄인시하는 것 같아 밖에서는 직함을 밝히기조차 괴롭다』고.
한 간부는 『정부기관가운데 왜 유독 서울시만 화살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고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이같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만두고싶은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며 퇴직금을 계산해 보기도.

<학사행정 가정통신문 발송>
○…서울대는 학사행정전반에 관한 내용이 담긴 타블로이드판 가정통신을 발행, 각 학부모에게 발송할 계획.
대학당국은 최근 지방도시를 순회하면서 가진 학부모간담회 결과 학부모들이 장학금지급규정·학칙·학생들의 병사문제 등에 관해 너무 모르고 있어 이에 관한 안내을 위해 가정통신을 한 학기에 1∼2회씩 발행키로 했다는 것.
서울대당국자는 『지금까지의 가정통신문은 학부모들이 자녀지도에 각별히 신경써 달라는 협조요청이 주된 내용이었으나 앞으로 발행될 가정통신문은 안내와 해설위주가 될 것』이라고.

<"수사는 운도 따라야하는 법">
○…서울중부경찰서는 배부세무서 강정근씨와 원효로 윤경화 노파일가 피살사건 등 강력 사건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관할지역인 인현동 화장품가게 여주인 이청자 여인 피살사건이 일어나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바짝 긴장.
중부서수사진은 그러나 사건 다음 날인 14일 범인 박동수가 재발로 걸어 들어와 범행일체를 자백, 사건이 싱겁게 풀리자 혹시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박의 정신상태를 장기 두기로 테스트 해보기도.
한 수사간부는 장기를 두어본 결과 『박이 썩 잘 두더라』고.
그러나 원효로 윤노파살인범을 고숙종 여인으로 단정하고도 물증이 없어 애를 먹고 있는 것을 본 탓인지 박의 자백을 들은 뒤에도 이들이 지난 16일에야 바료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수사간부는 『수사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하는 법』이라며 느긋한 표정.

<"부하 말썽 때도 연대 책임">
○…정태수 문교부차관은 최근 중앙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전국 시·군 교육장회의에 참석, 건전 교육풍토조성을 위한 훈시를 통해 『2세 교육을 맡고있는 교육공무원들은 다른 어느 공무원들보다도 주변정리를 철저히 해 잡음이나 오해가 일어날 만한 소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
정 차관은 또 『중요직책을 맡고있는 교육공무원이 가족이나 친척·친지 등 주변인물에 대탄 관리를 잘못해 물의가 빚어질 경우에는 책임을 지고 자리를 물러날 각오까지 해야할 것』이라고 경고.
정 차관은 이어 『일부 고위직 교육공무원 비서 중에는 상사의 이름을 팔아 청탁 등을 일삼는 사래도 없지 않다더라』면서 『이처럼 비서를 잘못 다스려 말썽이 생길 경우에도 상사에게 연대책임을 묻겠다』고 강조.

<작성자소속·성명까지 요구>
○…대검찰청은 최근 여름휴가에 관한 설문서를 각성, 휴가를 어떻게 보냈는지 적어 내도록 해 휴가를 마치고온 직원들은 떨디름해 하는 표정들.
대검이 만든 이 설문서는 『무엇을 했는가』 『여행을 했으면 어디를 누구와 다녀왔는가』 『다녀온 곳의 개선점은 없는가』 등 4개항으로 돼있으며 반드시 각성자의 소속·성명도 밝히도록 돼있다.
한 직원은 『겨우 1주일을 쉬게하면서 어린이들에게 방학과제물을 요구하는 것처럼 감독하려한다』면서 『제대로 적어낼지도 의문이지만 이 설문서로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고 투덜투덜.
이를 본 서울지검의 한 간부는 『휴가는 편히 쉬어 뒷날 근무의욕을 북돋워줘야지 쓸데없이 간섭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대검찰청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다짐.

<여객선업자들은 초과신청>
○…교통부는 오지와 낙도를 오가는 버스와 여객선을 명령노선으로 정하고 운영비 일부를 국고보조하고 있으나 여객선 업자들은 해마다 책정액에 비해 신청금이 초과하는 반면, 버스업자들은 신청을 기피해 돈이 남아도는 등 대조적인 현상.
교통부가 올해 책정한 보조금은 82개 벽지 명령노선 버스에 2억원, 33캐 낙도명령노선 여객선에 6억7천3백만원.
이 가운데 여객선업자들은 20일 현재 80%인 5억3천8백만원을 신청한 반면, 버스업자들은 25%인 5천만원만 신청해 돈이 많이 남아도는 실정.
교통부 관계자들은 이자도 없고 거저 갖는 보조금을 버스업자들이 외면하는 기현상에 대해 『이 보조금을 나갈 경우 감사원 또는 해당 시·도의 감사대상이 돼 경영실태가 노출되는 것을 꺼리기 대문』이라고 분석.
이 관계자는 이어 『버스업자들이 눈앞의 떡을 놓고도 피하고 있으니 요금인상 때마다 우는소리를 하며 교통부에 제출하는 원가계산서를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무허 업자들 폐기물 몰래 버려>
○…폐지· 폐섬유· 고무· 폐유· 유해중금속 등 각종 산업폐기물을 위생 처리하는 산업폐기물처리업자들은 무허가업자들의 덤핑에 일감이 없다고 울상.
이같은 현상은 환경관리기사·화공기사 등 기술인력을 확보해야하고 실험실·실험기기·종말처리시설 등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어 허가를 받은 전국 25개 산업폐기물처리업자들이 법규대로 완벽하게 처리하면서 비용을 비교적 많이 받는데 비해 무허가업자들은 아무렇게나 처리하면서 싼값을 받자 대부분의 업주들이 무허업자들에게 처리를 맡기기 대문에 빚어지는 것.
더군다나 무허업자들은 대부분 공해요인인 산업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눈에 안 띄는 곳에 아무렇게나 묻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으나 적발될 경우 업자는 물론 업주도 함께 처벌을 받도록 돼있어 적발도 어려운 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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