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의 철 이른 취업바람 이런 사원을 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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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기초 능력·품성 중점>
◇삼성물산 김헌출 인사부장=학식보다 사람됨됨이와 기본적 소양을 갖춘 사람을 뽑겠다.
필기시험의 평가방법도 현재의 지식정도보다 기초능력이 어떤가에 역점을 두고있다.
실천력·책임감·긍정적인 사고방식 등이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올 하반기 채용계획은 ▲대졸8백명 ▲고졸2천5백명 ▲전문대졸2백명등 모두 3천5백명선이다.

<조직에 융화될 성격>
◇대자 이해범 상무(인사담당)=출신학교나 성적보다는 새로운 지식과 변화에 스스로 대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 조직사회에 융화될 수 있는 원만한 성격도 중요한 요건이 되겠고 미래지향적인 창의성을 기대한다.
올해 채용계획은 ▲대졸 1천명 ▲고졸 남자2백명, 여자2백명 ▲전문대 1백명 등 모두 1천5백명을 뽑을 예정이다.

<적극적인 자세·건강>
◇현대그룹 채경석(현대건설인사부장)=적극저인 자세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지식이나 능력을 갖춘 건강한 사람을 뽑겠다. 현대가족으로 알맞은 성격·건강·능력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금년하반기에 대졸자 1천5백명, 전문대졸업자 3백명, 고졸자 1천명 등 2천8백명을 모집할 방침이다. 시험을 필기로 할 것인지 서류전형을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된바 없다.
대학캠퍼스에 철 이른 취업바람이 일고 있다.
불볕 더위 속에 숨죽이던 캠퍼스에 가을 학기를 위한 술렁임이 일자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학생들의 발걸음도 한결 바빠졌다.
79년이래 바닥을 긴 경기 때문에 예년의 경우 새 학기가 시작돼도 캄캄하던 취업공고가 벌써부터 학교게시판에 나붙었고 취업을 알선하는 학생처 창구엔 추천의뢰서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취업바람은 숨죽이던 경기가 서서히 고개를 들어 대기업들이 예년보다 많은 40∼50%씩 사원을 늘려 뽑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고대를 비롯, 일부사립대학에서는 큰 기업체에서 일하는 동문들을 불러 취업정보를 듣기도하고 보다 많은 추천의뢰서를 보내주도록 부탁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취업정보에 민감한 졸업반 학생들은 방학중 복더위도 아랑곳없이 도서관에서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어학특강·전문과목특강 등 채용시험준비에 여념이 없다.
올 하반기 대학졸업생들을 위한 취업문은 30여개 대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사업확장을 위한 인재확보를 위해 호황을 누리던 77,78년 수준의 스카웃작전을 세우고 있어 오랜만에 넓은 문이 될 것이라는 전망.
삼성·현대·대우·럭키등 대기업들의 경우 올 상반기에 1천명이상씩을 뽑았는데도 하반기에 또 5백명에서 최고2천명까지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며 금융기관들도 1백∼2백여명선 으로 채용인원을 늘려 잡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 8일 럭키에서 내년2월 졸업예정자 11명을, 한국은행이 50명을 보내달라는 추천의뢰서를 보내오는 등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난 달 중순부터 20여개 업체에서 학생추천을 요구해왔다.
고려대는 후기졸업자 중 경영대와 법대학생들은 이미 취업이 모두 끝나 추천할 학생이 없는 실정.
추천의뢰를 해온 회사 수는 모두 2백37곳. 지난해 1백50개회사보다 60%쯤 늘어난 숫자다. 모집인원도 그만큼 늘었다.
한양대 취업담당 정영모씨(40)는 『아직 본격 취업시즌이 아닌데도 벌써부터 추천의뢰를 해오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며『학생들은 보다 여건이 좋은 회사를 찾고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경대 공대 법대 외국어학과 학생들의 추천의뢰가 많고 이들 학과 출신학생들에 대한 스카웃 전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회사의 전산 통계업무가 늘어나면서 취업이 잘 안되던 수학과에까지 학생을 보내달라는 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며 공업경영학과 상업공학과의 품질관리사도 인기를 끌고있다.
그러나 취업문이 넓어진다 해도 모두를 취직시켜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은 마찬가지.
고려대 4학년 정동균군(27·문과대)은『입사시험이1∼2개월쯤 당겨질 전망이라니 조급해지고, 각 업체들이 모집학과에 제한을 둘까봐 조바심이 난다』고 걱정했다.
취직시험경향이 점차 추천위주에서 필답고사위주로 바뀌고 있고 외국어를 중시하는 데다 회화까지 요구하는 등 예년보다 더 까다로와져 취업시험을 한 두달 앞둔 졸업반 학생들은 방학도 없이 시험준비에 진땀을 흘리고있다.
연세대의 경우 방학중 무더위 속에도 연일 이른 아침부터 1천5백여명의 학생들이 도서관을 메우고 있다.
취직영어·토플강좌·무역영어·영어회화 등 각종 어학특강이 있는 강의실도 빈자리가 없다.
고려대 취업토플 특강이 있는 시계탑 건물 1층 강의실엔 3백여개의 좌석도 모자라 서서 강의를 듣는 학생도 50여명에 이른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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