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정부」의 표본

바로 대통령의 사촌동생이 사기단체에 업혀 고급관리 등을 찾아다니며 청탁행각을 벌였다해서 경찰에 구속되었다. 고위층의 인척이 이런 혐의로 구속까지 된 것은 건국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사건이 던진 사회적인 충격도 충격이지만 「깨끗한 정부」를 구현하겠다는 현정부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 것인가를 새삼 확인시켜주었다.
이 사건이 뜻하는 바는 심장한 것이다.
우리사의가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무엇보다 공직자의 기강이 확립되어야하고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그 처신이 올발라야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권력주변의 사람들이나 나라살림을 맡은 공무원들이 부정과 비위를 저지르는 한 나라전체의 분위기가 밝고 명랑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며, 아무리 정화운동을 범국민적으로 펼친다해도 그것은 헛수고가 되고 말 것이다.
「깨끗한 정부」 의 구현은 새 정부의 국정지표가운데서도 초미로서의 중요성이 주어지고 있다. 전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깨끗한 공직풍토를 그의 임기 중에 반드시 실현시키고 말겠다는 결의를 천명하고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수??사령관의 해직·예편, 서울시주택국장 등의 구속에 이어 자신의 사촌동생을 제재한 일련의 사실은 그의 통치이념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깨끗한 정부」의 구현은 말처럼 일조일석에 이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위직의 부정일수록, 그리고 주로 인물이나 가까운 인척이 저지르는 잘못일수록 그 처벌을 엄중히 할 때 비로소 이 작업은 성취의 실마리를 찾게된다.
자신의 측근이나 인척을 처벌하는 대는 뼈를 깎는 아픔이 뒤따른다. 하지만 그런 진통을 극복하려는 결의없이 깨끗한 정부는 이룩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
전통적인 우리의 인습으로 볼 때 사촌은 얼마나 가까운 인척인가 더우기 그가 저질렀다는 비위는 보기에 따라서는 대수로운 것도 아니다. 사무실을 무상으로 쓰면서 응접세트 등 집기를 기증받았고 술대접을 받았으며 보사부장관을 찾아가 가칭 「노년복지자조회」란 단체의 인가를 청탁했다는 것이 그의 혐의내용이다.
과거의 경우를 보면 이 정도의 청탁은 청탁이랄 것도 없었다. 더 큰 부정을 저지르고 이권에 개입해도 얼마든지 통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고위층의 측근이 저지른 부정일수록 쉬쉬하고 덮어주는 것이 상례였다.
아무리 감추려해도 그런 부정이나 비위는 세상에 알려지게 마련이다. 사회계층간의 불신은 그런데서 싹트고 위화감이 생기는 원인이 되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권력주변의 사람에게는 한몫을 잡으려 아부하는 무리가 의례 있게 마련이다.
전우환씨는 어쩌면 구속되는 그 순간까지 자신이 사기꾼에 의해 철저히 이용당해 왔음을 믈랐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의 허물은 용납되지 않았다. 대통령의 사촌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었고 도리어 바로 그 점이 엄중한 처벌대상이 되게 했을지도 모른다.
깨끗한 정치, 정의로운 사회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처리를 공명정대하게 하고 법적용이 만인 앞에 평등할 때 비로소 정의사회의 기틀은 잡힌다.
사건이 공표된 후 전대통령은 『내 친척이나 내 자식, 그리고 나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법을 어기면 추호의 아량도 없이 법의 제재를 받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사와 공평의 정신이야말로 전대통령의 통치철학의 핵심임을 우리는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전대통령의 이같은 뜻을 되새겨 공직자 등 지도층은 물론 모든 국민은 깨끗하고 명랑한 사회기풍을 조성하는 일에 적극 참여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