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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죄스러워…화합에 전력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물의를 빚던 불교 조계종의 불국사·월정사 추지분규가 신임 김월서 주지의 기정사실화(불국사)와 김동수 스님의 주지직 잠정대행(월정사)으로 마침내 수습됐다.
『부처님께 죄스럽고 사회에 얼굴을 내놓을 면목조차 없습니다. 이번 분규로 신라호국의 법통을 간직한 명찰 불국사에 남긴 오점을 씻어내는데 오직 열중하겠다는 심정뿐입니다.』
김월서 신임 불국사 주지는 사형인 최월산 전주지측과의 3년여에 걸친 끈질긴 다툼 끝에 주지직을 차지하는데 승리했지만 승자이기보다는 뼈저린 참회의 죄책감을 느낄 뿐이라고 말했다.
폭력대결-법정투쟁-구속사태로 번진 두 사찰의 주지분규의 수습은 1l일 사태진상을 조사한 관계기관 연석회의가 김월서 주지의 합법성을 인정하고 김능혜 신임 월정사 주지를 「부적격」 판단함으로써 완전 매듭 지었다.
결국 참단밖으로 퉁겨 나와 사회적 심판을 받고만 이들 사찰의 주지싸움은 원로인 최월산·김탄허 스님과 40대 중진인 김월서·김능혜 스님의 대결에서 불국사는 월서 스님이, 월정사는 탄허스님이 각각 승리자로 판정을 받게된 것이다. 『이제부터는 모든 대립의 과거를 청산하고 화쟁의 마당으로 돌아가 호국불교 발전에 앞장서겠습니다』
경북도의 인수인계조정 통첩시한 (11일∼14일 아침)에 이어 곧 부임하게 될 월서 신임
불국사 주지는 15일 불국사 선원에서 월산 스님과 만나 월산 스님을 조실로 모실 것을 약속했으며 이에 앞서 14일 밤에는 불국사 중진스님들이 철야법회를 열어 월서 스님을 주지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바있다.
분규동안 가장 부끄러웠던 일은 주지분규가 관람료 수입 등을 둘러싼 「잿밥싸움」으로 투영되고 같은 문중의 「집안알력」이라는 기사가 지상 보도됐을 때였다고.
월서스님은 이같은 보도를 전적으로 부인할 용기는 없지만 앞으로 불국사의 모든 재정수입은 종단발전을 위한 교육·포교사업등에 바칠 작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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