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취급하는 것 알았지만 입 안 움직여 말이 안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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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안양보신탕 집 가스폭발사고 현장에서 사망자로 처리되었다가 영안실에서 부활(?)한 이동수씨(34·노동·안양시 비산동 200). 이씨는 사고 후 16시간만인 14일 하오 1시40분쯤 냉동실로 옮겨지기 일보직전에 병원직원 최재만씨(52)에 의해 숨이 끊기지 않았음이 확인돼 응급실로 옮겨져 의식을 회복했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도 사망자로 처리되는 것을 알았지요. 말을 하려고 애를 썼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더군요.』현재 안양병원 중 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씨는『보신탕 집 앞에서 개죽음을 당할 뻔 했다』면서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씨는 14일 저녁 사고당시 보신탕 집 앞 안양천 둑을 따라 집으로 가던 도중 변을 당했다.
이씨의 시체(?)가 발견된 것은 사건 다음날인 15일 상오 6시.
구조본부는 이씨의 사지가 빳빳하게 굳어 있고 동공수축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망으로 판단하고 앰뷸런스에 실어 영안실로 옮겼다.
이씨는 다른 시체 5구와 함께 나란히 영안실 문을 들어선 것.
그는 다리와 뒤통수에 파편을 맞아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최씨는『자칫 잘못했더라면 멀쩡한 사람을 냉동 사 시킬 뻔 했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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