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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본" 다룬 책이 많이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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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0면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한동안 우리는 이에 대한 대답도 물음도 주저해 왔으며 이 때문에 일본에 대해「아는 것」이 깊지도 넓지도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일본과 일본인, 일본의 문화전통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지면서 이에 관련된 도서출판도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 일본의 해부』『일본현대사의 조조』『일본의 현대사상』『일본 속의 한국인』『일본의 대한정책』『일본인의 한국 관』『일본과 아세아』『일본 병』『일본은 망한다』『일본인의 상술』『일본의 기술력』『일본민속의 이해』등 저술과 번역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들「일본 론」출판 붐과 연구의 특징은 지금까지 우리가 자주 접해 온『일제의…』등 피해자적 입장을 부각시키기보다「오늘의 일본」「현대일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점이다. 또 일본을 피부로 느낀 기성세대보다는 비 기성세대·한글세대를 독자층으로 의식하고 있다.
금년 들어서만 도 20여종이 넘는 각종 일본에 관한 책이 나왔는데 주로 일본의 근대화과정을 정치·경제·사회과학적 측면에서 분석한 것이다.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 김언호씨는『현대일본의 해부』등 몇 권의 일본 연구 서를 기획·출판한 것은『일본을 일방적으로 부정 또는 긍정하던 시각에서 벗어나 냉엄한「이성의 눈」으로 조명해 보려는 것이었다』면서 대학생들로부터 상당한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관한 책을 펴낸 출판사들은 대부분 처음에는「독자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회의적인 생각을 가졌으나 애상보다는 책이 잘 팔렸다는 이야기다.
일본에 대한 책은 일본 안에서도 상당한 붐을 이루고 있는데 한 통계에 의하면 70년 이후 일본에서는 월 평균 25∼30종의 각종「일본 론」이 출판되고 있다는 것.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의 일본연구는 단편적이고 개인적인 연구영역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도서출판도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한국일본학회(의장 이영구), 현대일본연구회(회장 차기벽), 일어일문학회(회장 손대준), 일본법과 사회연구회(회장 구병삭), 고대아시아문제연구소 (소장 김준엽)등에서 그룹 스터디가 시도되고 있는데 현대일본연구회에서는 이미『일본연구논전』2집을 냈으며 일본학회에서도『일본문화전집』10권을 변역, 출판했다. 일본법과 사회연구회는 오는9월 동경대 법학부장「아시데·노부요시」박사를 초빙,「헌법과 전후 일본의 정치사회의 변화』를 주재로 학술대회를 가질 예정으로 있다.
연구단체들의 일본연구는 현실적인 이해관계보다는 일본문화의 생성·전개·변모과정을 객관적이고 학문적으로 분석하려는 것이 공통점이다. 고대 구병삭 교수는『일본의 과거나 현재, 모두를 사실대로 파헤쳐 반성도 촉구하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명백히 하자는 데서 연구가 시작됐고 출판도 이에 부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이 출판계가 일본을 독자들에게 정확히 알리기 위한 노력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아직도 일부 출판업자들은 막연히 일본을「그리워하는 층」을 상대로 일본 물을 마구 베껴 장삿속을 채우는 일 따위는 일본연구와는 구별되고, 삼가야 할 것 같다. <김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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