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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연예인들-무엇을 하고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해외 여행이 손쉬워지면서 외국을 찾는 연예인들이 부쩍 늘어났다. 연예인들의 여행은 공연·친지 방문 등이 대부분이지만 이민으로 현지에 정착한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연예인들의 이민은 대부분이 미국. 한때 국내에서의 대단한 인기도 잊은 채 새로운 생활에 전념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유명 연예인들은 코미디언 양훈 이철 이상한씨 등을 비롯해 가수 분과 위원장이었던 서양훈 투코리언즈의 손창철, 봉봉의 유준, 『나 하나의 사랑』을 부른 송민도, 『전우가 남긴 한마디』의 허성희, 『한강』의 심연옥, 한웅, 작곡가 김광수 송민영 김광정 이봉조 악단의 멤버였던 권익남, 배우 박노식 나오미 김삼화, 무용가 은방초씨 등 30여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자유업에 종사하며 단단한 기반을 다져 국내에서 못지 않게 성공을 거두었고 재미 영화인 협회까지 결성, 갖은 모임을 갖고 국내 연예 관계 인사들을 초청해 행사를 갖기도 한다.
한국 연예인들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선물 가게. 서양훈 권익남 나오미씨 등이 각각 선물 및 쇼핑 센터를 경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양훈씨는 최근 가게에 도둑이 들어 상품을 몽땅 털리기도 했다. 선물 및 쇼핑 센터의 경우 월 3만 달러 (약 2천1백만원) 정도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이 가운데 집세·세금·인건비 등으로 지출되는 것이 약 80% 정도.
이미 이민 생활 10년이 지난 작곡가 겸 악단장인 김광수 송민영씨 등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허성희 양과 서유석의 히트곡 『가는 세월』을 작곡한 작곡가 겸 기타 연주가인 김광정씨는 각각 나이트클럽에서 노래와 연주 생활을 하고 있다. 출연료는 주 5백 달러 (약 35만원)에서 9백 달러 (약 65만원) 사이.
박노식씨는 한국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으며 이색 직업으로는 손창철씨가 여성 의상실을, 이상한씨가 의치 제조 공장과 비디오 가게를 겸하고 있다. 이씨는 이민 가기 전 국내에서의 치 제조 기술을 익혔다.
이밖에 양훈씨가 하와이에서 여행 관계 일을 보고 있으며 유전씨가 한인 성가대의 지휘자로, 이철씨가 도요따 자동차 회사 사원으로, 히파이브의 리드 싱거로 『정주고 내가 우네』등의 노래를 히트시켰던 한웅씨가 보험회사 직원으로 각각 일하고 있다. 직장을 가진 연예인들도 꽤 높은 보수를 받고 있어 평균 월 1천3백 달러 (약 91만원)에서 2천1백 달러 (약 1백47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 무용가 은방초씨는 무용 연구소를 차려 한국 고전 무용을 보급하고 있다.
김삼화 송민도, 그리고 남편 백년설씨와 함께 이민 갔다 지난해 남편과 사별한 심연옥씨 등이 이민 연예인들과 어울리면서 조용히 살고 있다.
이민은 아니지만 현재 미국에 머무르면서 이민의 기회를 노리는 연예인들도 많다.
코미디언 배삼룡씨를 비롯해 이순주 이상렬 김하정 최정자씨, 여기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악사 등 20여명이나 된다.
이들은 대부분 공연차 외국에 나갔다가 귀국치 않고 머무르고 있는 불법 체류자들이다.
어떤 공연 팀은 일행 15명 가운데 4명만 귀국, 다른 11명은 미국에 그냥 머무른 예도 있다. 이 때문에 연예 협회 박일호 이사장이 최근 실태 파악 차 미국엘 다녀오기도 했다.
이밖에 국내에서도 이민을 계획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을 함께 여행한 나훈아-김지미 부부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식당 개업을 구상중이란 보도가 있어, 이 때문에 이들도 이민을 가지 않을까 팬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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