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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도 숭배도 말고 떳떳이 벌어 쓸곳에 써야|김정양 <명성그룹 이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우리 주위에선 『돈이면 최고냐』 『돈만 아는 더러운 놈』 등등 돈에 얽힌 부정적인 표현들을 자주 듣고 본다.
종교나 도덕은 때로『돈은 일만악의 근원』이라 하여 돈 자체를 죄악시하는 편견마저 심어 주고 있다. 그러나 돈 없이는 생존 할 수 없고 또 이 세상에서 돈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무척 드물다.
고대 로마 문화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는 당시 학문·예술·경제 등의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다.
「하드리안」 황제는 이 도시의 인상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이 도시는 매우 풍요하고 아름답다. 유리를 가는 직공들, 종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베를 짜는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물건들을 사고 파는 사람들…. 그런데 이 강한 것은 이 도시에는 오직 단 하나의 신이 존재한다고 하는 사실이다.
희랍인들도, 이집트인들도, 유대인들도 모두 열심히 이 하느님을 섬기고 있다. 심지어는 기독교인들도 이 하느님을 섬기기에 여념이 없다. 이 이상스런 면은 바로 돈이다.』
돈은 천대해서도 안되고 숭배해서도 안 된다. 돈을 천시할 때 우리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며 반대로 숭배할 때는 그 노예가 되고 만다.
돈을 절제 있게 쓰며 자본의 위력을 사랑하되 이를 절대화하고 숭배해서는 안될 것이다.
「루소」가 그의 참회록에서 말했듯이 「돈은 우리들에게 자유라고 하는 아름다운 선물을 가져다주지만」우리가 방심할 때는 돈은 우리들을 파멸시킨다.
돈 때문에 의리가 상하고 돈으로 인하여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고….
진정 돈으로 인한 사회적인 폐단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돈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바로 포착한 사람만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전하고 바람직한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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