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자가 자기도 모르게 내는 세금 하루에 2,200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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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샐러리맨들은 월급 봉투를 받았을 때 세금의 무차움부터 느낀다. 가뜩이나 돈가치가 떨어지고 있는판에 꼬박 꼬박 세금으로 떼이는 것이 많아 봉투 두께가 더욱 엷어지기 때문이다. 한달 40만원에서 70만원 사이의 중산층 샐러리맨들의 경우 근로소득세·방위세·주민세로 월급의 10∼15%를 원천 징수 당한다. 주부들은 수도·전기요금·전화세·재산세 등 각종 세금 및 공과금 지서가 집중되는 월말마다 가계압박을 실감한다.
그러나 월급봉투에서 원천 징수되차나 고지서가 날아드는 세금보다는 자신도 모르게 무는 세금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 샐러리맨들은 많지 앉다.
이른바 간접세라는 형태의 세금이다.
우선 아침잠에서 깨어나 담배한대를 피우는 순간부터 세금은 따라 붙는다. 차북선담배 한개비를 피웠을 때 그는 이미 약15원의 세금을 무는 셈이다.
하루 한갑(차북선기준)을 피는 사람은 담배로만 3백 여 원의 세금을 내고있다는 얘기가 된다.
담배에는 세금대신 전매익금이 붙는데 국가에서 차두어 쓴다는 점에서 세금이나 똑같다.
담배값에 정확히 얼마의 이익금이 붙는지, 즉 원가가 얼마인지를 전매청은 대외비로 하고 있다.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이 두려워서다.
어쨌든 을해 1조1천3백 억 원 어치의 담배를 팔아 그 중 경비와 인건비 등을 모두 제하고 6천여 억 원을 정부위인예산에 넘겨주게 되어있으므로 원가는 30%미만 일 것이다.
담배한대를 피운 다음 세수를 하고 식탁에 앉는다.
쓴 물에 대해선 수도세가 붙을 것이고 식탁에 통조림 고기 같은 가공식품이라도 놓이면 차기에는 부가세가 들어있다.
야채·생선·고기·곡물 등 미가공 식품은 부가세가 면세지만 가공식품에는 부가세(10%)가 붙는다.
시간에 쫓겨 택시를 타고 출근한다.
직장까지 10km의 차리 (시청 앞∼반포) 라고 하면 택시비는 1천6백 원.
대충 휘발유(보통 )1ℓ가 소요됐을 테니까 택시비속에 들어있는 세금은 ▲휘발유특별소비세 3백39원31전 ▲택시비에 대한 부가세 1백45원45전 등 모두 4백84원 화전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모든 간접세가 그렇듯이 원가속에 들어 있는 세금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이므로 엄격히 따지면 택시비속에 들어있는 세금은 더 많아진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코피 한잔 또는 요구르트 한잔을 하게된다. 요구르트 (한 병 1백원)를 마실 경우 특별소비세·방위세·부가세 등 16원62전의 세금을 내는 셈이다.
직장에서 업무용 또는 사용으로 하루 전화를 10통화(시내)했다고 치자.
기본요금 말고 한 통화에 15원의 전화세(요금)가 붙는다. 여기에 요금의 15%에 해당하는 특별소비세와 10%의 부가세가 걸린다.
따라서 이 샐러리맨의 통화요금 1백50원 속에는 34원21전의 세금이 들어 있다.
식욕이 별로 없어 설렁탕 한 그릇으로 점심 끼니를 때운다.
서민의 점심이니 세금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착오다.
에누리없이 부가세 10%가 붙는다. 그러니까 설렁탕 한 그릇 값 1천2백 원 속에는 1백9원9전의 부가세가 들어있다.
점심후 차의 습관적으로 가는 다방에 가서 코피 한잔을 마신다.
다방마다 양심도에 따라 코피의 함량 등이 달라 세금산출이 어렵지만 보통 경우 코피 4g, 설탕 7g(2스푼)을 넣는다고 볼 때 ▲코피에 대한 특별소비세 (40%) 7원8전 ▲특소세에 붙는 방위세(30%) 2원12전 ▲설탕에 대한 특소세(30%) 1원26전 ▲여기에 대한 방위세 38건 ▲이들 전체에 대한 부가세(10%) 21원 등 세금합계는 31원84전.
하루 코피 2잔을 드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보면 코피세금은 모두 63원68전이되는 셈이다.
오랜만에 이발을 하러간다. 1류는 부담스러워 못 가고 중간급이발소를 찾아간다. 요금은 6천원. 차기에도 세금은 기다리고 있었다. 부가세다. 6천원 가운데 5백45원45전은 세금이다.
동료와 어울려 맥주집을 찾아든다. 한사람에 2병(6백40㎖짜리)꼴로 마셨다. 한 병1천2백원이라고 칠 때 그 업소가 받는 이윤은 제쳐놓고 세금만 따져보자.
맥주 한 병(6백40㎖)에는 ▲주세(1백50%) 2백73원43전 ▲주세에 대한 방위세 82원2전 ▲부가세 1백9원 등 4백64윈45전의 세금이 들어있으므로 2병에 대한 세금은 합계 9백28원29전.
맥주(6백40㎖)의 경우 한 병 원가는 1백82원29전 인데 세금은 이보다 두 배나 더 많은 4백9원22전이나 붙어 출고된다. (출고 가격은 5백91원51전) .
이래서 하루 일과는 세금속에서 시작하고 세금을 내고 끝마치는 셈이다.
국민모두가 매일 국가재정에 적지 앓은 기여를 하고있다고 긍지를 되새기고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 관찰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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