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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식으면 맛 안 나…한우·마늘 구이가 더 맛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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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출신 장위안

“다혈질이라고요? 어릴 때보단 듬직해진 편인데요. 그리고 모두 중후하게 앉아 있으면 이 프로 망해요.”

중국 출신 장위안(30). 같은 아시아권이라 한복 차림이 자연스럽다. 터키의 에네스와 함께 대표적인 ‘보수파’로 꼽히는 그다. 종종 일본의 다쿠야와 긴장관계도 연출하지만 “사이 나쁜 건 양국 정부지 사람들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인의 정에 유난히 감탄하는 그는 지난 방송 중 한국사회의 수직적 관계에 대해서도 “나쁘게만 볼 게 아니다. 윗사람이 아래 사람을 챙겨주는 정”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추석인데 가족이 그립지 않나

“최근 폐렴으로 많이 앓았다. 아프니까 역시 가족 생각이 났다. 내가 외동아들이라 부모님 생각이 더 났다. 그래도 주변의 정 많은 한국 친구들이 잘 챙겨줬다.서울 사람들은 정이 부족하다는 말도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보면 많은 편이다. 중국에서도 경제적으로 발달된 남쪽 사람들은 좀 차갑다.”

-중국인들도 ‘비정상회담’을 즐겨 보나.

“많이 본다. 중국 역사 얘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대부분은 나의 말을 인정한다. 한국 사람들도 처음엔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한다. 사실 우리의 역사 문제는 정부끼리의 문제다. 한국ㆍ중국ㆍ일본 사람끼리는 다 관계가 괜찮지 않나.”

-중국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속앓이는 없었나.

“제가 이 프로를 하는 이유는 한국 사람들에게 중국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인으로서 내 생각을 가급적 솔직히 말하려고 한다.”

알고 보면 인텔리, 샘 오취리

“가나는 10개의 부족마다 문화·언어·음식이 다 달라요. 가나의 전반적인 걸 잘 몰라도 이해해주세요.”

가나에서 온 유학생 샘 오취리(23). 모델처럼 늘씬한 몸매와 잘생긴 얼굴의 그는 국가 장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왔다. 아버지가 한국차를 가나에 파는 중고자동차 딜러라서 예전부터 한국과의 인연이 있다.

-어떻게 한국 유학을 택했나.

“처음엔 유학 생각이 전혀 없었다. 졸업해서 땅 사고 집 짓고 가족 이룰 계획이었는데. 한국 정부의 장학생 프로그램을 알게 돼 신청했다. 유학 얘기를 했더니 그때서야 아버지가 한국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개그우먼 오나미가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진짜 솔직히 말해야겠다. ‘개콘’에서 오나미 보고 못 생겼다고 하는데, 만나보니 진짜 매력이 있다고 느꼈다. 친구들도 다들 예쁘다고 하고. 그래서 방송에서 몇번 예쁘다고 말했는데, 그걸 보고 이상형이라고 하더라.”

로맨틱한 프랑스 청년, 로빈 데이아나

“한국인의 정이 좋아요. 친한 사이가 아닌데도 진심으로 도와주는 모습이 좋아요.”

프랑스 출신 로빈 데이아나(24)는 비정상회담에서 ‘비주얼’을 담당한다. 백옥같은 피부의 대표 훈남이다. “하체가 길고, 앉는 자세가 안 좋아서” 방송엔 실제(183cm)보다 키가 작게 나온다고 한다. 파리지앵처럼 보이지만 소도시 아발롱(Avallon) 출신이다. “정말 시골에서 왔기 때문에 한국에 처음 왔을 때도 길거리의 많은 식당, 시끄러운 소음이 신기했다”고 했다.

-유일하게 얼굴이 화제인 인물이다.

“맞다. 한국말이 아직 서툴러서 말로 이길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은 너무 잘 하니까. 계속 한국어 공부하고 있고 조금씩 늘고 있다.”

-프랑스 남자에 대한 환상이 있다.

“실제 로맨틱한 남자들이 진짜 많다. 난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한국 와서 만난 여자 친구들도 저보고 로맨틱하다고 말한다. 사실 아버지는 이탈리아 사람이다. 어머니도 부모님이 전부 이탈리아 사람이다.”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

“‘유생’이란 별명에 대만족이예요. ‘벨기에 전현무’란 줄리안 별명보다 훨씬 낫죠. 하하”

누가 붙였는지 모르지만 별명 한번 제대로다. ‘터키 유생’. 유창한 한국말에 보수적인 생각까지 에네스 카야(30)는 정말이지 터키인이라 믿기가 힘들 지경이다. 요즘엔 매회 터키 속담 소개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터키에 휴가를 가도 2주만 지나면 한국의 삶이 그리워진다. 적응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 때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한국에 사는 형제 나라 터키인으로서 뭘 할 수 있을까 친구와 고민하다가 터키 음식 2000인분을 준비해서 갔다. 그런데 누군가가 ‘축제하러 왔냐’고 항의 하더라. 터키음식을 축제음식으로 알고 있었나 보다. 분위기가 안 좋아질까봐 철수했다.”

-서른인데 더 어른같아 보인다.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하던 말씀이 또래보다 나이 많은 사람과 어울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철이 빨리 든 것 같기도 하다. 어려서 타국 생활을 한 영향도 있고.”

-독설가 이미지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남들을 다 만족시킬 수도 없고, 만족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게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악플이나 욕하면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내 가족들을 겨냥할 땐 나도 상처받는다. (독설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조용한 독설가, 다니엘 린데만

“말을 할 때 충분히 듣고 하는 편이예요. 토크 분량 욕심도 나지만 양보다 질을 추구합니다.”

독일 출신 다니엘 린데만(29)은 ‘비정상회담’의 새 멤버로 한 달 전 합류했다. 별명은 ‘조용한 독설가’. 말수가 적지만 한 마디 하면 촌철살인이다. 최근 방송에서 털어놓은 개인사도 큰 반향을 불렀다.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와 떨어져 지냈다고 고백했다.

"아버지가 이스라엘의 군인이셨다. 내가 태어나기 전 독일에 잠깐 왔다가 어머니를 만났다. 이후 이스라엘에 전쟁이 터졌고, 연락이 끊겼다. 학교에서 평범한 가족을 보면 부럽긴 했었다. 간호사인 엄마는 나를 홀로 키우느라 고생하셨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다. 엄마를 정말 존경한다.”

-스스로 독설가라 생각하나.

“독설가라기보다는 말을 막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닌 거다. 많이 듣다가 얘기하려 한다. 토크의 양보다 질이라고 해야 하나.”

한때 스타크래프트의 영웅, 기욤 패트리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방송 중계되는 경기만 잘 했어요. 상금이 작아도요. 이거 방송 체질인가?

캐내다 출신 기욤 패트리(32)는 프로게이머였다. 스타크래프트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던 2000년 무렵 청소년들의 스타였다. 지금은 지독한 ‘한우 애호가’로 더 알려져 있다. 한국인 지인에게서 사기를 당했지만, 여전히 한국을 떠나지 않고 있다.

-15년전 청소년의 우상 중 하나였다.

“1999년 한국에서 한 스타크래프트 대회의 상금이 3000만 원이었다. 외국에선 1만 불 이상 없던 시기였다. 집에 일주일만 하고 온다고 왔다. 당시 2등을 했다. 그리고 잠시 집에 갔다가 집에 3개월만 활동하고 오겠다고 말하곤 다시 한국에 왔다. 그리고 이렇게 됐다.”

-한국에선 ‘캐나다는 심심한 천국, 한국은 재미난 지옥’이란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지금은 재밌지만, 나중에 결혼해서 애들 유치원 갈 나이가 되면 왠지 캐나다 가서 살 것 같다. 캐나다에선 애들이랑 항상 저녁을 먹는다. 아침에도 학교까지 데려다 준다. 캐나다는 차도 안 막힌다. 내가 살던 퀘벡은 러시 아워가 길면 하루 30분이다.”

-캐나다로 다시 가면 한국의 무엇이 가장 그리울 것 같나.

"고기 먹는 방식. 스테이크는 먹으면 처음에는 맛있다가 먹다 보면 식어서 맛이 안 난다. 한국은 늘 가장 뜨거울 때 먹는다. 구운 마늘도 그렇다. 마늘도 뜨거울 때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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