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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전방부9단<전명인/ 본인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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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치훈의 바둑특징은 강한, 정신력에서 찾을수 있다. 아무리 어려운 국면을 맞더라도 냉철한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데서 그의「의지의 바둑」을 엿볼수 있다.
6세의 어린나이에 일본에 건너와 「기따니」(목욕실) 도장을 찾은 그를 「기따니」선생부인은 일본인 제자들과 조금도 다르지않게 키우려고 많은 애를 썼다.
그러나 국민성이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른 외국에서 바둑수업을 해야하는 어린 조치훈에게는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출발부터 시련과싸우면서 길러온 감한 정신력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고 할수있다.
10년전쯤에 함께 여행한 일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그를 소개하면서 『나와 비슷한 기력』이라고 말랬던 일이 생각난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가 『나와 비슷한 기력』 이라고 나를소개하게 했다. 그동안 그는 엄청난 진전을 보였다.
특히 결혼후의 향상은 눈부시다.
그의 바둑에서는 별로 단점을 지적하기가 어렵다. 초반전에서 다소 약한 감을 보이고 있으나 앞으로 대국을 거듭하는 가운데 좋아지리라고 생각한다.
어렸을때의 그의 바둑은 스케일이 작다는 감을 주었고 너무 빠르지 앓느냐는 걱정을 듣기도 했으나 스스로 연마하여지금까지 성장해왔다.계속 바둑을 두어 나가면서 스케일도 더욱 커지리라고 본다.
지금의 그는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고 원숙하다. 한때 슬럼프에 빠진일이 있었으나 지금의그는 관전히 정상궤도를 달리고 있다. 사생활면에도 그는 원래 건강한데다 술도 많이 안마시고 건강유지를 위해 운동을 하는등 성질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자세을 버리지 말아야 할것이다.
바둑에서는 남에게 충고를 한다든가 하는 일이 있을수 없다. 스스로 깨닫고 대국을 통해 터득해 나가야 한다.
2관왕이 된 뒤에는 더욱 켬허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조치숙은 머리가 좋으니까갈 해나갈 것이다.
승부는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슴부 그 자체는 아무 색깔이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승부에 이르는 과정과 거기에서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조치훈은 이제 2관왕의 영예를 차지했으나 그의 주변에는 숱한 라이벌이 있다. 「고바야시」 (소림)등 젊은 신진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그들에게 좋은 모범이도록 열심히 해주기를 바란다.
약간 마음에 걸리는 것은 조치훈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는 그의 입장이다. 되도록이면 지금 그대로 일본에서 계속 활약하도록 해주어야할것이다.
석전방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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