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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 앞당겨 나타난 뇌염 증세|예방접종은 값비싸 꺼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뇌염모기 발생률이 높아지고 전남광주에서 올 들어 첫 뇌염증세 환자가 예년보다 40여일이나 빨리 발생, 숨졌으나 전국의 뇌염예방 접종실적은 16일 현재 대강 어린이의 20%선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서민 가정에서 계몽부족과 접종비 부담이 힘겨워 접종을 외면하고 있는데다 올해 따라 장티푸스 예방 접종의 부작용 쇼크까지 겹쳐 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의 많은 병·의원이 예방 주사 놓기를 기피하고 잇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료관계 전문가들은 이를 시정하기 위해 모든 예방 접종을 무료로 하거나 의료보험급여 대상에 넣고 병·의원에서의 예방접종 취급을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조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방 접종 실적>
16일 현재 전국에서 뇌염예방접종을 마친 어린이는 일부 영세민 자녀 등 무료접종 대상 66만명과 유료접종 1백여만명 등 1백70만명 정도로 이는 전체 대상 어린이(3∼14세) 8백여만명의 21%에 불과하다.
보사부는 뇌염 예방접종을 7월말까지 모두 마치도록 하라고 지시하고 있으나 실적은 이처럼 부진하기만 하다.

<예방접종비>
접종비는 일본 뇌염의 경우 보건소가 동별로 순회 접종을 실시할 때 5백∼6백원, 일반 병·의원에서는 진찰료를 포함해 2천∼4천원.
보건소는 접종비가 싸지만 무료 접종 대상자를 주로 하기 때문에 이용기회가 한정돼 잇다. 때문에 대부분의 일반 가정에서는 병·의원을 이용해야 하나 3∼4명의 자녀를 둔 서민가정에서는 접종비 부담이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서울 S병원에서 3자녀에게 뇌염 예방 주사를 맞혔다는 주부 남순실씨(37·서울 도곡동)는 『주사료 7천5백원에 진찰료를 포함, 1만원이 들었다.』며 「몸살 감기진료에도 보험 혜택을 주면서 무서운 법정 전염병의 예방접종이 왜 혜택 대상에서 빠져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어린 자녀들을 둔 가정에서 맞혀야 할 예방접종은 보통 생후 1년 사이에 주사하는 DPT 5회, 소아마비 및 파상풍 3회(이상 무료), 홍역1회, BCG 1회 등 10여 차례를 넘고 이밖에 일본뇌염·홍역·볼거리 등 각종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맞히는 예방 주사까지 합치면 이에 따른 비용도 가계 지출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법정 전염병 26가지 중 ▲장티푸스·콜레라 등 1종(9가지) ▲소아마비·파상풍 등 2종(2가지) ▲결핵·나병·성병 등 3종 전염병(3가지)은 국가가 관리하거나 무료예방접종을 실시하고 2종 전염병(14종)은 모두 유료 접종으로 돼있다.

<병·의원의 기피>
전국의 병·의원 가운데 대도시를 제외한 농어촌의 많은 병·의원이 예방주사 놓기를 꺼리거나 아예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예방접종 1회 주사료가 2천∼4천원씩(20인분 1병 약 값은 l만4천원)으로 푼돈인데다 주사를 맞으러 오는 사람도 적고 주사 대상이 대부분 어린이들로 번거로울 뿐 아니라 뇌염 백신 등 예방접종 약이 보통 10∼20인용으로 포장돼 있어 한꺼번에 여러 명씩 찾아오지 않는 한 쓰다 남은 약을 못 쓰게 되는 등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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